2020년까지 GDP 2배 약속한 후진타오와 달리 '샤오캉' 사회만 강조
당대회 기간 증시 띄우기?…장마감 5분 전 국영기업 2곳 주가 2% 급등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앞으로 중국 경제의 총량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18일(현지시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당대회) 연설에서 기존 국내총생산(GDP) 목표를 언급하지 않고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만 강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직전 18차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2020년까지 GDP와 1인당 GDP를 2010년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시 주석도 그간 GDP 및 1인당 GDP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공표해왔다.
2015년 중국의 경제·사회 청사진을 제시하는 제13차 5개년 계획 건의안에서는 이 같은 GDP 성장 목표를 재차 강조했고, 5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6.5%를 밑돌지 않도록 한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수치가 들어가는 내용을 모두 생략하고 다소 모호한 샤오캉 사회만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변화가 중국의 경제 경착륙 우려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 주석의 업무보고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GDP 규모는 80조 위안(1경3천670여조원)을 기록했으며,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2020년까지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굳이 샤오캉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중국 정부가 이제부터는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성장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맥쿼리 증권의 래리 후 중국 경제 부문장은 경제성장 목표를 없앤 것은 중국 지도부가 더 많은 유연성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GDP 목표 생략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할 수 있는 여지를 더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당 대회 개막일에 증시에 개입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18일 중국 증시 장 마감을 앞두고 대형 국영기업인 중국공상은행(ICBC)과 중국석유(中國石油·페트로차이나)의 주가가 갑자기 상승했다.
공상은행과 중국석유의 주가는 오후 3시까지 전날 종가보다 소폭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이후 급등하면서 각각 2.11%, 2.48% 상승 마감했다.
이 덕분에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0.3% 오른 채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주요 국가 행사 기간만 되면 장 마감 직전에 대형주 매수세가 강해져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하락을 막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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