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2사단 100주년 조형물 제막…안병용 시장, 불쾌감 표출, 행사 중 나와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동상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에 감동해 제작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다.
당시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행사 도중 자리를 떠나 논란이 커졌다.
안 시장은 미2사단에 항의 서한까지 보냈다.
19일 행사 참석자 등에 따르면 한미연합사단은 지난 16일 의정부 시내 미군기지인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서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조형물 제막식을 열었다.
조형물은 6·25전쟁 당시 지평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미2사단 제23연대장인 폴 프리맨(Paul L, Freeman) 대령 동상으로, 조각가 방주혁 씨가 제작해 기증했다.
방씨는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미국 의회 연설때 6·25 참전용사를 거명하며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모습에 감동받아 이번 동상을 제작했다"며 작품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정신을 왼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모습으로, 오른쪽 엄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를 각각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의 불공정 보도에 분노한 것처럼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태극기 집회가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방씨는 지난 3월 서울시청 앞 태극기 집회 때 전장의 병사 모형을 제작한 뒤 성조기와 태극기로 감싸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을 빚은 보수 성향의 조각가다.
한미 친선 행사에서 편향된 발언이 나오자 행사장이 술렁였다. 이날 제막식에는 안 시장을 비롯해 오세창 동두천시장과 김동근 경기도 행정2부지사 등 미군기지가 있는 단체장과 한미 친선단체 회원들이 초청됐다.
작품 설명을 듣던 안 시장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주최 측에 양해를 구한 뒤 행사장을 나왔다.
주최 측은 당혹해 하며 "작품 설명은 개인의 의견일 뿐이며 행사 취지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안 시장 주변에 있던 한 참석자는 "안 시장이 설명 내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며 "결국 참지 못하고 행사장을 떠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작가 성향에 대해서는 뭐라 할 수 없지만 창설 100주년을 축하하는 공식 친선 행사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은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작가의 발언에 소리치며 항의하고 싶었지만 남의 행사여서 그러지 못하고 주요 참석자에게 인사만 하고 나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안 시장은 제막식 다음날인 17일 미2사단 측에 "작품 의도가 행사 취지에 맞지 않아 유감"이라며 "동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답변해 달라"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의정부시는 오는 26일 의정부역 동부광장에서 '한미 우호 상징 조형물 제막식'과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타임캡슐 매설 행사'를 연다.
k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