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 의원 "단원 처우 등 국기원시범단 운영 개선 시급"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세계태권도 본부를 자처하는 국기원이 자체 여비규칙을 만들어 임원들의 호화 해외출장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국기원태권도시범단 단원들에게는 단 한 번도 공연사례비를 지급하지 않아 '열정 페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국기원으로부터 받아 19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기원은 자체 여비규칙을 근거로 국기원시범단 해외공연 시 단장에게 일비 보조금 74달러를 추가해 100달러의 일비를 지급하고 있다.
국기원시범단의 국외여비는 공무원 여비규정에 준해 지급된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르면 국무위원들에게 지급되는 일비도 60달러 수준이다.
국기원 임원이 국무위원보다 많은 일비를 챙기고 있는 셈이다.
오현득 국기원장은 지난해 3월 8일간의 멕시코 공연 일정 동안 일비로만 무려 800달러를 받았다.
게다가 국기원은 오 원장이 단장으로 동행한 올해 미국공연(3월 23∼30일)부터는 일비 보조금을 94달러로 올려서 무려 120달러를 지급했다.
오 원장이 미국 출장 8일 동안 받은 일비는 960달러에 달한다.
오 원장은 체육진흥기금에 포함된 항공료에 국기원 보조금 533만여원을 더해 약 776만원에 달하는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반해 국기원시범단 단원들에 대한 국기원의 처우는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2015년부터 최근까지 국기원시범단 해외공연 예결산 명세를 조사·분석한 결과 국기원은 단원들에게 단 한 차례도 공연사례비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단원들에게 지급되는 것은 오직 소집훈련 시 약간의 훈련비와 국외여비뿐이었다.
훈련비는 국기원 내 상설공연을 담당하는 상임단원의 경우 월평균 220만원, 연평균 2천600만 원 정도다.
비정기적인 시범단 해외공연을 주로 맡는 비상근 단원의 경우 월평균 42만원, 연평균 500여만 원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해외에 나가 우리 대표 브랜드 태권도를 소개하며 국가이미지 홍보에 기여하는 국기원시범단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며 "터무니없는 자체 국외여비 규칙으로 호화 해외출장을 다닌 국기원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국기원 운영 개선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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