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도민 정서 부정적·돌발행동 제어 어려워" 사용허가 철회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행사장으로 계획한 제주시 신산공원을 쓸 수 있도록 해달라는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제주퀴어축제 조직위는 제주시의 신산공원 사용허가 철회 결정이 부당하다면서 19일 '공원 사용허가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주지법에 냈다.
조직위는 "다른 축제에서는 열어 본 적 없는 민원조정위원회를 제주시가 퀴어문화축제만을 두고 열어 행사장 사용허가를 재심한 것은 성 소수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인권과 축제 의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노출 여부와 성인용품 전시 여부 등 상관없는 것만 재심에서 다뤄졌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28일 예정대로 신산공원에서 행사를 열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직위의 법률 대리인인 백신옥 변호사는 "민원조정위원회의 결정만으로 공원 사용허가를 철회한 것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원에 대한 사용 신청인의 권리를 침해한 결정"이라며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 조례를 어긋난다는 판례가 있다"고 말했다.
사용허가 결정이 뒤집히면서 축제 준비와 참석을 위해 들어간 상당 시간과 비용 면에서 손해가 났고 행사가 개최된 다른 지역과도 형평성에서 맞지 않는다는 점도 들었다.
이들의 청구 소송 결과는 내주 초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는 지난달 28일 신산공원에서 제주퀴어문화제를 열겠다는 조직위의 신청을 들어줬다. 그러던 중 다수 민원이 발생했고 17일 민원조정위를 열어 논의한 후 18일 사용허가를 철회했다.
제주시는 이날 기자 대상 브리핑을 열어 도민사회 정서상 퀴어축제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행사 참여자들이 돌발적 행동을 할 경우 주최 측이 제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민원조정위에서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문경진 제주시 부시장은 "한국부인회 제주지회나 제주도 동성애대책본부, 지역 지도자 등이 진정서를 제출하고 반대 시위를 하는 등 다수 민원이 발생해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원조정위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퀴어문화제 반대 단체들은 21∼27일 중 신산공원에서 십자가 기도 행진 등의 개최 반대 행사를 열 예정이다.
퀴어(queer.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축제는 성 소수자 권리 향상을 위한 문화행사다.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는 개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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