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출시 지연설 때문인 듯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애플의 기대작 '아이폰X'의 출시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전자업체들의 주가가 외려 출시 발표 때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폰X가 부품 수급과 수율 문제 등으로 출시가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해외에서 나오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아이폰X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LG이노텍과 삼성SDI, 삼성전기의 주가는 19일 아이폰X 출시가 발표된 지난달 13일보다 일제히 하락한 채 마감했다.
LG이노텍의 경우 예전부터 아이폰에 듀얼 카메라를 공급해온 데다 아이폰X에 새롭게 도입된 안면 인식 기능에 활용되는 '3D(3차원) 센싱 모듈'을 납품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D 센싱 모듈은 피사체의 깊이와 움직임을 인식하는 카메라로, 아이폰X에서 처음 도입되는 생체보안 기능의 하나인 안면 인식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의 주가는 아이폰X 출시 발표 다음 날인 9월 14일 17만3천원까지 올라갔지만 9월 28일엔 14만8천5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회복해 19일엔 15만5천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기는 아이폰에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과 MLCC(적층 세라믹 캐패시터) 같은 부품을 공급해오던 것에 이어 아이폰X에는 RFPCB(경연성 인쇄회로 기판)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판은 이름처럼 딱딱한 기판과 구부러지는 기판을 결합한 것인데, 아이폰X에서 처음 채용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들어간다.
삼성전기 주가도 지난달 13일 10만8천500원에서 19일에는 9만5천800원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15일에는 11만2천원까지 올라갔지만 이후론 그보다 약세다.
아이폰X에 OLED의 소재 중 하나인 녹색인광 재료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SDI 주가는 지난달 13일 20만8천500원이었지만 19일에는 종가가 19만7천원을 찍었다.
전자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아이폰X의 출시 지연으로 이들 부품회사들의 납품도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일단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폰X과 함께 출시되는 아이폰8의 판매 실적이 전작인 아이폰7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전망도 주가 약세에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들 회사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회복된 상황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에 아이폰X 판매가 개시되면 지금의 우려가 해소되면서 주가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중"이라며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조정기를 거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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