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플로리다대 백인우월주의 집회서 '나치 고홈' 맞불시위

입력 2017-10-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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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플로리다대 백인우월주의 집회서 '나치 고홈' 맞불시위

비상사태까지 선포했으나 우려했던 유혈충돌은 피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 주(州) 게인스빌 플로리다대학(UF)에서 진행된 백인 우월주의 선동가 리처드 스펜서의 연설 장소에 19일(현지시간) 수 백 명의 항의 시위대가 몰려들어 '나치여 물러가라'(Go Home, Nazis)를 외쳤다.

스펜서의 이번 연설을 앞두고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게인스빌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경찰 수 백 명과 주 방위군 병력 100여 명까지 동원했다.

맞불 시위대가 스펜서의 연설 청중보다 더 많이 몰려든 가운데, 양측의 충돌로 인한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맞불 시위대원들은 연설 장소 밖에서 '스펜서, 물러가라', '나치는 여기서 환영받지 못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스펜서는 지난 8월 유혈 사태를 불러온 미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의 백인 우월주의 시위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스펜서가 연설한 캠퍼스 강당 안에는 그를 지지한 청중들이 있었지만 반대 시위자들의 숫자에 압도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스펜서는 "나는 집에 가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하루 종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펜서는 표현의 자유를 갖고 있다고 강조한 뒤 자신은 백인 우월주의자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반대 시위대원들은 스펜서의 연설에 대항해 '가자, 게이터들(플로리다대학 학생들의 별칭)이여'를 외쳤고 나치 문양에 Ⅹ표시를 한 피켓을 치켜 들었다.

몇 명은 스펜서가 발언할 때마다 주먹을 치켜올려 항의 표시를 했다. 강당 내부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플로리다대학 캠퍼스에는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 헬기와 드론이 교정 상공을 날아다녔고 캠퍼스 곳곳에 바리케이드가 세워졌다.

연설 장소인 필립스 센터 주변에는 중무장한 경찰 대원이 건물을 에워쌌다.

스펜서는 지난 4월 앨라배마 주 리 카운티의 오번 대학에서도 백인 우월주의 집회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텍사스 A&M 대학에서도 연설한 적이 있다.

애초 플로리다대학은 스펜서의 집회를 불허했으나 그의 지지자와 변호인들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법원에 집회 허가 신청을 냈고 결국 학교 측의 허가를 따냈다.

미국 내 증오주의 단체를 감시해온 시민단체 서던파버티로센터는 스펜서가 극단적인 백인 분리주의자로 이념적 목표는 북미에서 백인 단일인종 국가를 창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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