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용·혁신 다 날아간다"…삼성·LG, ITC에 '경고'

입력 2017-10-20 10:09  

"투자·고용·혁신 다 날아간다"…삼성·LG, ITC에 '경고'

사우스캐롤라이나·테네시 현지 공장 차질 가능성 집중 언급

연방의원·주지사·주정부 관계자 등도 대거 참석 '연합전선'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정성호 기자 = "관세를 부과할 경우 '루즈(lose)-루즈 시나리오'로 귀결될 것이다" "월풀을 주장을 받아들이면 결국 미국의 소비자와 유통망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삼성전자·LG전자[066570]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 관련 공청회에서 두 회사는 제소 측인 월풀이 요구한 구제조치가 받아들여질 경우 피해는 미국 소비자와 노동자, 유통 종사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두 회사는 각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와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현지 가전 공장을 언급하며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오전 9시 30분 시작된 공청회는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끝났을 정도로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특히 삼성·LG전자 측에서는 연방 의원과 지방정부 고위 관계자들까지 참석해 '변론'에 나섰다.

삼성전자[005930]의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가전공장 매니저인 토니 프레일리는 청문회에서 "ITC가 수입제한, 특히 월풀이 요구하는 것처럼 가혹한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것은 (삼성전자 미국 공장에) 호된 시련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수입제한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혼란을 낳고,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근로자들로부터 일자리를 뺏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관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의 생산을 늘리고 이곳으로 생산 물량을 이전하려는 (삼성의)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이 단계적인 라인 증설과 인원 확충으로 2018년 말이면 2개 생산라인이 가동돼 거의 1천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게 될 텐데 이런 구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프레일리 매니저는 또 공장 가동 초기에는 부품들을 수입해야 하는 전환기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존 헤링턴 현지법인 선임 부사장은 지난 2010년 월풀도 세탁기 생산라인을 독일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수입을 계속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는 삼성전자는 물론 월풀이나 GE(제너럴 일렉트릭), LG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관행이라고 월풀의 주장을 반박했다.

헤링턴 부사장은 또 삼성전자의 신제품 '플렉스워시'를 언급하면서 세이프가드 조치가 현실화하면 미국 소비자들은 이런 혁신제품을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존 리들 미국법인 HA영업담당, 존 투히 전략담당 등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밥 롤프 테네시주 상공부 장관까지 참석해 세이프가드 구제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LG전자가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세탁기 공장이 미국 세탁기 산업의 기반을 보다 강화할 것이므로 LG전자도 미국 생산자로 봐야 한다"면서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세이프가드로 인해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기반이 약해진다면 결과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의 정상적 가동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LG전자 세탁기가 지금까지 미국에서 성장해온 것은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들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세탁기를 선택해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뒤 "따라서 세이프가드가 실제 발효돼 세탁기 수입을 막게 된다면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롤프 장관은 "어떤 식으로는 테네시 공장의 생산을 저해하는 조치는 우리 노동자와 경제에 해를 입힌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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