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건설 재개] 경북 동해안 원전 벨트 운명은…정책 수정 불가피

입력 2017-10-20 13:20  

[신고리 건설 재개] 경북 동해안 원전 벨트 운명은…정책 수정 불가피

원전 축소로 원자력클러스터 조성 안전·연구 중심으로 전환

신규 원전 건설 어려울 듯…수명연장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시간문제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이 20일 공론화를 거쳐 재개 쪽으로 결론 났으나 정부 탈원전 방침이 확고한 데다 공론화위원회에서 원전 축소를 권고해 경북 동해안 원전 벨트 운명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따라서 경북도가 추진하는 원자력클러스터 조성은 동력이 크게 떨어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고 울진과 영덕 신규 원전 건설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동해안에는 국내 원전 24기 가운데 절반인 12기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 있다.

또 정부는 2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으며 4기는 새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에 경북도는 원자력 시설이 집중한 동해안에 원자력클러스터를 만들어 관련 산업을 집중 키운다는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2012년부터 2028년까지 연구, 생산, 실증 등 4개 분야 12개 세부 사업에 13조4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국비 지원이 거의 없어 전문인력 확보 분야 3개 사업만 겨우 성과를 냈을 뿐 나머지는 별다른 진척이 없다.

이런 상태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원전을 축소하는 쪽으로 에너지 정책을 결정할 것을 정부에 권고함에 따라 클러스터 조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애초 계획한 원자력 산업 육성과 인프라 구축보다는 안전과 미래기술 연구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를 위해 경주에 계획한 국제 원자력안전연구단지 조성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연구단지에 제2 원자력연구원, 원전해체연구센터 등 연구시설을 유치하고 원자력기술표준원, 방사선융합기술원 등 안전시설도 들어오게 한다는 방침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동해안 주민이 그동안 많은 희생과 고통을 감내한 만큼 정치적 배려가 필요하다"며 "남아있는 원전 안전한 운영을 고려해 국제 원자력안전연구단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동해안 신규 원전 건설도 힘들 것으로 본다.

울진과 영덕에 각각 건설 예정인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원전 1·2호기는 관련 용역이 중단된 상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5월 신한울 원전 3·4호기 시공 설계를 멈춘 데 이어 6월에는 천지 원전 1·2호기 환경영향평가 용역도 중단했다.

한수원은 정부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공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이 같은 조치를 했다.

원전 측은 신고리 공론화가 끝났기 때문에 이제 새 원전 건설 여부에 논의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10년 설계수명을 연장한 경주 월성 1호기는 조기폐쇄 방침으로 그 시점만 결정나지 않았다.

월성 1호기는 1982년 11월 21일 발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 가압중수로형 원전으로 2012년 11월 20일 운영허가가 끝났으나 2022년까지 10년 연장운전 승인을 받아 2015년 6월 23일 발전을 재개했다.

지난 5월부터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가동을 멈춘 상태다.

경북도는 올 연말 나오는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지만 사실상 건설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도는 월성 1호기 폐쇄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가 결정나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한다.

현 상태에서 월성 1호기 운영을 끝내면 2022년까지 지원사업비, 지역자원시설세 등 세수 44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경주시가 월성 1호기 재가동 대가로 한수원에서 받는 지역발전 상생 협력기금 1천310억원도 논란이 될 수도 있다.

도는 또 신한울 3·4호기가 건설에 들어가 운영을 하면 연간 404억원의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으나 백지화하면 이 같은 효과는 없어진다.

천지 원전 건설도 없던 일이 되면 영덕군은 원전 건설에 따른 특별지원금 380억원을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h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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