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파 "자강은 레토릭…국민의당과의 합당은 야합"
자강파 "새 지도부 꾸려지면 가속도…한국당 합당파 힘 빠져"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신영 기자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도부 간 통합논의가 정국의 돌출 변수로 등장하면서 바른정당 통합파와 자강파의 힘겨루기도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통합파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논의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방해하기 위한 꼼수라고 규정, 한국당에서 만족스러운 친박청산 결과가 나오는 즉시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통추위) 위원을 구성하고 통합 움직임을 본 궤도에 올리겠다는 태세다.
통합파 일원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한국당 의원들과 통추위 모임에서 "바른정당은 바른보수라는 이름과 자강이라는 이름으로 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레토릭일 뿐"이라며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는 그야말로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황영철 의원도 "일부 세력이 보수재건의 노력을 막고 이에 저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예 이종구 의원은 자강파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에 화살을 겨눴다.
이 의원은 "유승민 의원은 대선후보 당시 국민의당과 정책이 안 맞는다고 했다가 이제 와서는 정책이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며 "정치인으로서 큰 정치를 할 사람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통합파 내에서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추진이 아예 현실성이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양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통합논의를 거론하면서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통합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에 가려는 사람이 소수라고 가정하고 당 지도부가 국민의당과 통합을 추진하면 현실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라며 "보수대통합을 제대로 하려면 (친박청산 속도가 미진한) 한국당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강파는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 자체가 한국당행을 고려하는 일부 통합파를 돌려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월 전당대회를 앞둔 만큼 당장 속도를 올리기는 버겁지만 새 지도부가 들어선 뒤 당대 당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전대 선거 때 후보들이 언급을 구체화할 것이고 대표 당선이 유력한 유승민 의원이 이미 그런 언급을 했기 때문에 지도부가 꾸려지면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의원은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가 한국당 합당파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며 "특히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이 주도적으로 논의에 나서면서 합당파의 힘을 쭉 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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