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축제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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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로봇을 온몸에 짊어진 채 줄을 치렁치렁 휘감은 사람들이 춤을 춘다.
무게 20kg이 넘는 쇳덩어리는 신체를 온전히 통제한다. 인간은 로봇이 조종하는 대로 몸을 움직이게 된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 로보틱 퍼포먼스는 빌 본·루이-필립 데메르의 작품 '인페르노'다.
'인페르노'는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금천예술공장에서 20일 개막한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에서 가장 주목받는 퍼포먼스다. 루이-필립 데메르는 "단테 '신곡'과 자신을 기계라고 여기는 소년이 등장하는 논문 '조이: 기계 소년'에서 영감 받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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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 축제인 '다빈치 크리에이티브'의 올해 주제는 일본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의 이론에서 따온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다.
인간은 로봇이 자신과 점점 흡사해질수록 호감도를 느끼다가 어느 지점에서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그러다 로봇의 외모와 행동이 인간과 구분 짓기 어려울 정도가 되면 호감도가 다시 증가, 인간이 다른 인간에 느끼는 감정 수준까지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사이에 존재하는, 로봇을 향한 거부감이 존재하는 영역을 언캐니 밸리, 즉 불쾌한 골짜기로 칭한다.
최두은 예술감독은 "인간과 기계의 구별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는 아직은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언캐니 밸리'의 마지막 지점에서 '인간다움'을 생각해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개막식과 전시, 강연, 워크숍 등으로 짜였다.
전시에서는 미디어아트 부문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한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 선정 작품과 초청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가상의 신체를 대상으로 한 발사 퍼포먼스로 충격을 안기는 '임팍트', 로봇이 된 관객이 자신의 몸을 경험하는 '에테리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에 의해 제작된 '이너 텔레스코프' 등 흥미로운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다시 생각'을 주제로 한 3개의 강연도 진행된다.
과학자 탈 다니노는 '리빙 박테리아: 합성 바이오아트의 새로운 미디엄'에서 박테리아의 증식 패턴을 제어해 인쇄용 잉크로 사용한 사례를 소개한다. 산업용 로봇으로 예술적 퍼포먼스를 구현해온 팀보이드는 '로봇의 자아 획득, 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행사는 11월 5일까지. 문의 ☎ 02-3290-7065.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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