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데 수도관 폐쇄공사"…굴착기 막아선 철거민 무죄

입력 2017-10-22 07:11  

"사람 사는데 수도관 폐쇄공사"…굴착기 막아선 철거민 무죄

법원 "단수 우려한 항의, 상규 어긋난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수돗물 급수 중단을 우려한 주택 재건축 사업 지역 주민들이 공사를 가로막았다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21단독 노현미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58·여), 문모(50), 이모(53·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김씨 등은 자신들이 사는 동네에서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이 벌어지자 철거민대책위원회를 꾸려 반대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2015년 12월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상수도 인입관(물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는 관) 폐쇄공사를 하는 것을 보고 인부들에게 소리치며 굴착기 앞을 가로막아 공사 진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피고인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데 왜 (땅을) 파냐", "서류를 보내 달라. 보고 움직이겠다. 여기 앉아 있겠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일부는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노 판사는 "피고인들은 이주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할 경우 단수 혹은 누수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며 수도 공사의 적법 여부에 항의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행위가 사회 상규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 "피고인들이 조합이나 공사 인부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위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입관 폐쇄 후에는 급수가 완전히 중단된다"며 "사건 당일까지도 사업구역 내 가구 전부가 이전을 완료한 것은 아니었고 피고인 문씨가 임차한 건물의 경우도 수도계량기가 철거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수도계량기 철거는 급수 중단의 선행 절차로, 재건축 사업구역에선 건물 입주자들이 이사하면 조합이 수도사업소에 계량기 철거를 요청하게 된다.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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