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페루 의회가 의료용 대마초 기름의 생산과 판매, 수입을 허용하는 법안을 가결했다고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단원제로 운영되는 페루 의회는 전날 밤 의료용 대마 이용에 관한 법안을 찬성 68표 대 반대 5표로 가결했다.
경찰이 간질과 암으로 투병 중인 자녀를 치료할 목적으로 대마초를 증류해 기름을 만들던 부모들을 체포한 후 동정 여론이 일자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행정부는 지난 2월 합법화 법안을 제출했다.
논의 초기에는 세계 2위의 코카 잎 생산 국가인 페루에서 불법적인 마약 밀매가 더 횡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찬성론자들은 그러나 특정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마초의 일부 성분을 추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설득한 결과, 법안 통과를 이끌었다.
루이스 갈라레타 국회의장은 가결 직후 "의원들이 치료를 위해 필요로 하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투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마초 기름 생산과 판매 관련 규정은 60일 이내에 제정될 예정이다.
여당 소속인 알베르토 벨라운데 의원은 "질병을 앓는 수많은 부모와 가족들이 희망을 품고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의 이웃 국가인 칠레와 콜롬비아를 비롯해 멕시코, 아르헨티나는 앞서 의료나 과학적 용도의 대마초 재배와 판매를 합법화했다.
우루과이는 지난 7월부터 용도를 가리지 않고 사전 등록자에 한해 일정 규모의 대마초 재배와 판매를 완전히 허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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