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형제' 정재웅·재원…"평창행 티켓 함께 갖고 오겠습니다"

입력 2017-10-22 06:33  

'빙속형제' 정재웅·재원…"평창행 티켓 함께 갖고 오겠습니다"

평창올림픽 출전권 걸린 ISU 월드컵 대표로 나란히 선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출전선수로 뽑힌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수 가운데에는 말 그대로 한솥밥을 먹는 형제 선수가 있다.

남자 1,000m에 출전하는 정재웅(18·동북고)과 5,000m·10,000m, 팀 추월에 출전하는 정재원(16·동북고)이다.

20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끝난 월드컵 파견선수 선발전에서 나란히 출전권을 거머쥔 재웅·재원 형제는 "둘 다 월드컵에 나가는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됐다"며 "함께 평창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초등학교 1학년 무렵 차례로 빙상에 입문했다. 형이 먼저고 동생이 뒤따랐다.

"어렸을 때 취미로 스포츠 이것저것 하다가 스케이트가 제일 재밌어서 부모님을 졸라 하게 됐어요. 동생은 와서 구경 하다가 따라 하게 됐죠."(재웅)

"어렸을 때는 마냥 재밌어 보였어요. 형 덕분에 재능을 찾은 셈이에요."(재원)

함께 시합도 나가 겨루기도 하다가 고등학교 진학할 무렵에 재웅은 단거리로, 재원은 장거리로 종목이 갈렸다.

재웅은 "어릴 때부터 동생이 재능이 있어서 더 기대를 받았다"며 "예전엔 경쟁의식 같은 것도 있었는데 지금은 종목도 갈리고 해서 서로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형제 모두 힘든 운동을 함께 하는 동지가 있다는 것이 더없이 든든하다고 입을 모은다.

"어릴 적에 코치님께 혼나고 그럴 때 형이 지켜보면서 위로해주고 조언해주곤 했어요. 힘이 됐죠."(재원)

두 선수는 중학교 때 번갈아 오른쪽 발목에 큰 부상을 입어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그때도 서로가 위로가 됐다.

정재웅, 정재원 모두 '정식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웅은 지난 시즌 ISU 5차 월드컵에 출전했는데,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이 삿포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느라 후보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것이었다. 당시 1,000m 디비전B에서 6등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동생 재원의 경우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나 개인 쇼트트랙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 자격을 포기했다.

평창올림픽을 향한 첫 관문인 이번 월드컵 대표 선발전에서는 앞서 열린 5,000m에서 2위를 차지한 재원이 먼저 출전권을 확보했고, 이튿날 1,000m에서 4위를 한 재웅이 뒤이어 승선했다.

재웅은 "동생이 선발돼 너무 축하해줬다. 부러워서 나도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차분하게 내가 할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탔다"고 말했다.

몸도 풀 겸 형의 경기를 지켜보러 함께 왔던 재원은 "솔직히 형이 될 줄 몰랐는데 됐다"고 장난스럽게 말하며 축하를 건넸다.

두 형제는 내달 10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1차 월드컵을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에서 열리는 1∼4차 ISU 월드컵에 출전해 평창올림픽 동반 진출을 위해 레이스를 펼친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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