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일제히 미얀마 정부를 비판하고 국제사회의 진실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은 '반인도주의 범죄'로 주목받는 이번 사태에 외세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궈예저우(郭業洲)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은 전날 당 대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테러범들의) 공격을 규탄하며,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미얀마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궈 부부장은 또 "중국과 미얀마는 오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얀마가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지난 8월 핍박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대 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라카인주 북부의 경찰초소 30여 곳을 급습했다.
미얀마군은 이런 반군을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소탕전에 나섰다. 이로 인해 수백 명이 죽고 8주 만에 60만 명에 육박하는 국경 이탈 난민이 발생했다.
유엔과 인권단체는 물론 서방 국가들은 미얀마군이 소탕전을 빌미로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고문 등을 통해 '인종청소'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국제조사단을 구성해 진실규명을 위한 조사를 추진했고, 유럽연합과 미국은 로힝야족 인종청소의 책임자로 지목된 미얀마군에 대한 표적 제재를 실행하거나 준비 중이다.
궈 부부장은 중국이 이런 서방 국가들과 달리 라카인주 사태에 대해 미얀마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에 대해 "중국은 다른 국가의 내부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경험상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일에 개입해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났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웃 국가인 미얀마의 소수민족 문제가 자국 문제로 전이되는 것이 부담을 느끼는 데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및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등에서 미얀마의 지지와 협력을 필요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궈 부부장도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얀마의 정세 불안이 불가피하게 중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폭력적인 행위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궈 부부장이 속해 있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그동안 미얀마와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지난 8월에는 쑹타오(宋濤) 부장이 미얀마를 방문해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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