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하늘길·제주 바닷길 통제…기상청 "23일 오전까지 강풍 주의"
(전국종합=연합뉴스) 제21호 태풍 '란'의 영향과 기압 차이 탓에 영남과 제주에 순간 최대풍속 초속 20m를 넘나드는 강풍이 불어 가로수가 넘어지고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22일 오전 9시 강풍 경보가 발효된 울산에서는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8.7m를 기록했고, 울산공항에도 27.5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강풍의 영향으로 울산공항에는 오전 10시 55분 김포발 울산행 대한항공 항공기를 비롯해 모두 12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울산 북구 아산로에서는 도로표지판 1개가 반쯤 도로 쪽으로 떨어졌고, 울산 남구 삼산동에 있는 가구점에서는 높이 5m 길이 10m짜리 철제 벽체가 떨어져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다.
제주 앞바다에 내려졌던 풍랑주의보는 이날 오전 11시 풍랑경보로 대치됐다.
강풍의 영향으로 제주 인근 바다에는 최대 4m의 높은 파도가 일었다. 이 때문에 제주∼목포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 2척을 뺀 나머지 여객선 운항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강풍이 불어 가로수 2그루가 넘어졌다.
낮 12시 51분께 대구 중구 봉산 육거리 시청방향 도로에서 가로수 1그루가 강풍에 넘어졌고, 10여 분에는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범어동 방향 도로에 있던 가로수가 쓰러졌다.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쓰러진 가로수를 치우느라 인근 도로가 한때 통제됐다.
강풍 경보가 내려진 부산에는 공식 관측소 기준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17.4m에 달했고, 부산항 북항에도 순간 최대풍속이 25.3m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부산소방본부에 접수된 강풍 피해신고는 70건에 달했다. 안전조치를 요구하는 신고가 대부분이었지만 가로수가 넘어지고 간판이 떨어지는 등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오후 2시 40분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리리에서 간판이 강한 바람에 넘어지면서 40대 남성이 머리를 부딪쳤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오후 2시 55분께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송정초등학교 뒤 담장이 무너져 차량이 파손됐다.
30분 후에는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한 견본주택에서 철 구조물과 간판이 도로에 떨어져 교통이 한때 통제됐다.
부산 인근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내려지면서 높은 파도가 일어 어선 출항이 통제됐다.
경남에서도 통영 매물도에서 초속 23.3m에 달하는 강풍이 부는 등 경남 전 지역에서 11∼23m/s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거제와 양산 등 7개 시군에는 강풍 특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일본 열도 쪽으로 북상하는 태풍 란과 중국 북동지역에 있는 고기압 사이에 한반도가 놓이면서 기압 차가 커져 북동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며 "23일 오전까지는 남해안과 영남에 강풍이 불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강풍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사고 예방과 시설물 관리에 신경 써야 하고, 바다에도 풍랑특보가 발효 중인 만큼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강일 장영은 변지철 박정헌 오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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