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두 번째 홀에서 '지한파' 리슈먼 제쳐…김민휘 4위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상금왕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한국에서 처음 열린 PGA투어 정규대회 더CJ컵앳나인브릿지(이하 CJ컵)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토머스는 22일 제주 서귀포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연장전 끝에 마크 리슈먼(호주)을 제쳤다.
토머스와 리슈먼은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4라운드를 마쳐 연장전을 벌였다.
토머스는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쳤고 리슈먼은 버디 6개와 보기 4개로 2타를 줄였다.
토머스는 18번홀(파5)에서 치른 두 번째 연장전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같은 홀에서 겨룬 첫 연장전에서 둘은 파로 비겼다.
토머스는 이번이 PGA투어에서 처음 치른 연장전이다.
지난 8월 막을 내린 PGA투어 2016-2017시즌에 상금왕, 다승왕, 올해의 선수를 휩쓴 토머스는 2017-2018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신고하며 '넘버원' 경쟁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통산 7번째 우승으로 상금 166만5천 달러의 거금을 챙겼다. 그는 통산 7승 가운데 아시아 지역에서만 4승을 올렸다.
토머스는 "강한 바람을 견딘 인내가 우승으로 이끌었다"면서 "아시아에는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6년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에서 뛰면서 지산리조트오픈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적이 있는 '지한파' 리슈먼은 연장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진 바람에 11년 만에 한국 땅에서 우승 기회를 놓쳤다.
종잡을 수 없는 제주 바람이 몰아친 이날 토머스와 리슈먼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공동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토머스는 3번홀(파5)에서 티샷이 해저드에 빠진 데 이어 벌타를 받고 친 세번째샷은 100야드 밖에 전진하지 못한 실수 끝에 2타를 잃었다.
9번홀(파5), 10번홀(파4), 11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때리며 3타차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버디가 쏟아진 '이지홀' 12번홀(파5)에서 파에 그친 게 추격을 허용한 빌미가 됐다.
리슈먼은 12번홀과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13번홀(파3)에서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은 토머스를 따라잡았다.
둘은 17번홀(파3)에서 똑같이 보기를 저질렀다. 티샷이 짧았고 1m 조금 넘는 파퍼트를 넣지 못했다. 토머스는 "바람 때문에 퍼트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둘은 공동 선두로 18번홀을 맞았다.
리슈먼은 승부수를 띄웠다. 261야드를 남기고 연못에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을 향해 곧장 샷을 날렸다. 6m 이글 퍼트는 빗나갔지만, 버디를 챙겨 단독 선두로 경기를먼저 마쳤다.
토머스도 멍군을 불렀다. 5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은 226야드를 날아 그린에 안착했다. 토머스의 3m 이글 퍼트가 빗나가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첫번째 연장전에서 리슈먼은 티샷이 크게 오른쪽으로 휘어져 위기에 몰렸지만 숲 사이로 빼낸 뒤 세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파를 지켰다. 토머스도 티샷이 러프에 빠진 데 이어 세번째샷은 벙커에 들어갔지만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두번째 연장에서 승부는 싱겁게 갈렸다. 리슈먼의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졌다.
토머스는 또 다시 5번 우드로 그린을 공략해 버디를 뽑아냈다. 토머스는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최종일 역전 우승에 도전했던 김민휘(25)는 이븐파 72타를 쳐 끝내 선두와 3타차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10번홀(파4) 더블보기가 치명적이었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린 게 화근이었다.
김민휘는 그러나 14번홀(파4) 버디에 이어 18번홀에서 1타를 줄여 순위를 끌어 올렸다.
김민휘는 4위(6언더파 282타)에 올라 이번 대회에 출전한 17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혼자 톱10에 입상했다. 상금 93만 달러를 받아 2017-2018 시즌 전망이 밝아졌다.
안병훈(26)은 한때 선두에 1타차까지 따라붙었지만 공동11위(4언더파 284타)에 그쳤다.
1번홀(파4)에서 티샷 OB로 3타를 잃었지만 11번홀까지 버디 5개를 잡아내 우승 경쟁에 뛰어든 안병훈은 13번홀(파3)에서 러프에서 4번 만에 탈출해 트리플보기를 저지르며 주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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