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전체 교육비 예산을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항목별 지출을 조정해 교육여건에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성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3일 '교육환경시설 투자의 중요성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학생 1인당 평균 교육환경시설 투자금액이 1만5천원 정도로 낮은 학교의 경우, 투자금액을 두 배로 늘리면 국어·영어·수학 과목의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1.5∼2.0%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시설 상태와 학생들의 태도, 교사들의 노력 등이 학생의 학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 연구위원은 "하지만 기존 정부는 교육환경시설 투자 정책의 중요도를 타 교육정책에 비해 낮게 평가했고, 재원 분배도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아직 국내에서는 교육환경시설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실제로 국내 초등학교 시설물 10.0%, 중학교 시설물 7.5%는 1970년 이전에 세워졌다.
노후시설물의 경우 석면을 쓰거나 내진 설계가 안돼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 연구위원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교육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겠지만 전체 교육비 예산을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항목별 지출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감소하는 경직성 인건비 예산의 일정 부분을 시설안전과 교육여건 개선 투자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 연구위원은 또 "공기 질 등 학습환경과 관련된 점검은 간헐적으로만 진행되고 있고 석면 교실, 우레탄 트랙 문제 등에 대한 후속 조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모든 교육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조치가 이뤄졌는지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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