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중앙기율위 서기 퇴임 후에도 중책 맡길 듯"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물러난 후에도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 서기는 '7상 8하(七上八下)' 원칙에 따라 이번 당 대회 후 퇴임할 전망이다.
7상 8하는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시점에 만 67세면 상무위원이 될 수 있지만,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원칙이다.
왕 서기의 후임으로는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조직부장이 유력하다고 SCMP는 전했다.
다만 시 주석이 왕치산의 출중한 능력을 활용하고자 국가안전위원회 등에서 그에게 중책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시 주석은 2014년 미국의 국가안보회의(NSC)를 모델로 한 국가안전위원회를 설립해 직접 주석직을 맡고 있다. 여기에는 당 지도부인 25명의 정치국원 중 12명이 참여하며, 정부 고위 관료와 군 지휘부 8명도 참여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부원장을 맡고 있으며, 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대외연락부장, 국무원 외교부장, 공안부장, 국가안전부장 등이 모두 참여한다.
국가안전위원회는 전통 안보인 군사 분야는 물론, 시위, 테러, 자연재해, 식품·의약품 안전, 도·감청, 해킹, 에너지, 식량 안보 등 광범위한 분야를 망라하는 범국가 위기 대응기구이다.
반부패 혐의 낙마와 연령 제한에 걸린 은퇴 등으로 일부 위원들이 물러남에 따라 왕치산이 그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최근 왕치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가 경질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비밀리에 만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국가안보 사령탑인 NSC 상임위원으로도 선임됐었다. 이는 왕치산과 배넌이 만나 양국의 안보 현안과 NSC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을 수 있다는 추측으로 이어진다.
SCMP는 "왕치산이 완전히 은퇴할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며 "정치적 위기에 대처하는 '소방대장'으로서의 능력을 높이 사서 시 주석이 그를 요직에 다시 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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