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돗물 줄줄 샌다…"연간 삼다수 생산량의 70배"

입력 2017-10-23 13:50  

제주 수돗물 줄줄 샌다…"연간 삼다수 생산량의 70배"

도의회 "6천300t·600억원 낭비, 지방채 발행해서라도 해결해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서울시의 17배나 되는 제주의 상수도 누수율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주도의회에서 나왔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3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를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연간 삼다수의 70배나 되는 6천300t이 땅속으로 사라진다"며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반복되는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호 의원은 "제주지역 상수도 누수율이 전국적으로 제일 높다. 높아도 웬만큼 높은 게 아니"라며 "서울시 2.4%와 비교할 때 제주는 17배 이상 많은 41.7%"라고 지적했다.

누수율은 전체 수돗물 생산량 중에서 요금으로 징수되는 수량(유수수량)을 제외하고 땅 속으로 버려지는 수돗물 비율을 의미한다.

2015년 환경부 상수도 통계자료를 보면 2015년 제주의 유수율은 44.5%, 누수율은 41.7%다. 전국 평균 유수율은 84.3%, 평균 누수율 10.9%다.

강 의원은 "수돗물 생산단가 1t당 926원을 기준으로 누수율과 누수량을 통해 버려지는 비용을 보면, 연간 600억원 가까이가 땅속으로 스며든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고정식 의원도 "제주 삼다수가 연간 90만t을 생산해서 올해 매출액 목표가 2천200억∼2천3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지하수를 뽑아 생산한 수돗물이 1년간 사라지는 양은 삼다수 생산량의 70배인 6천300만t이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제주도가 상수도 유수율 제고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유수율을 83%까지 높일 계획을 세웠지만, 이는 2015년 전국 평균 유수율(84.3%) 보다도 낮다"며 다른 지역보다도 10년이 뒤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당 사업의 예산 3천934억원을 어떻게 감당할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성태 행정부지사는 "그동안 (상수도 유수율 제고사업을 위한) 국비 확보를 못했었지만 내년에는 환경부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서 국비 90억원을 확보하고 지방비 90억원을 포함해 총 18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유수율을 높이기 위한 단계적인 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다.

고 의원은 "국비와 지방비를 받아서 사업을 추진하다가는 앞으로 10년이 넘게 걸린다. 그동안 노후화돼 터지는 상수도관이 생길 텐데 국비 타령만 해서는 안된다"며 "지하수를 지키는 차원에서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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