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상대로 공세 강화…아프간 전역으로 확대
협상 테이블 유도 위한 전략, 비밀공작팀 SOG 주축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 조직 탈레반에 대한 비밀공작을 확대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복수의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NYT는 CIA가 비밀공작 경험이 많은 요원들과 계약직원들로 구성된 소수정예 공작팀들이 아프간 정부군과 함께 탈레반과 소수의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에 대한추적과 제거 공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CIA의 이런 움직임은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제거 공작과 아프간 정보기관 지원에 주력해왔던 것과 달라진 면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테러전략에서 CIA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NYT에 따르면 CIA는 시간과 예산 낭비는 물론이고 요원들의 안전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탈레반 와해 같은 전면적인 공작에 반대하면서 그같은 임무는 방대한 자원과 병력을 보유한 군이 훨씬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CIA는 대신 친정부 무장세력에 대한 군사훈련 지원이나 현지 정보원 확보와 관리 임무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마이크 폼페오 국장 체제 출범과 함께 CIA는 전 세계를 무대로 반란진압공작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탈레반과 IS를 대상으로 한 아프간에 대한 비밀 드론 공습 임무 확대 사례를 보더라도 잘 나타난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만 하더라도 CIA는 파키스탄 내 반정부 무장세력에 대한 드론 타격 공작에 주력해왔다. 물론 간간이 시리아나 예멘에서도 비밀 드론 공작을 하기도 했다.
폼페오 국장은 지난달 텍사스대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공세적이지 않으면 CIA는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임무 수행에는 용서가 없고, 무자비해야 한다. 또 항상 적을 분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IA는 탈레반을 상대로 하는 아프간에서의 대테러전 확대와 관련해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탈레반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서는 미국이 대(對)반란전을 공세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트럼프는 아프간과 남아시아 지역 관련 안보 정책을 설명하면서 테러범 추적에 대한 제약 요건을 크게 완화할 것을 약속했다. CIA의 아프간 공작 확대는 미군 병력이 수행하는 임무를 대체하는 것으로, 미국의 전투 임무 수행 사실이 더욱 비밀에 부쳐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NYT는 전했다.
미군의 지원으로 발족한 아프간 특수부대 병력과 서유럽 동맹군이 탈레반과 IS가 차지한 영토를 되찾는 데 주력하는 상황에서 CIA가 탈레반과 IS 조직원들의 추적과 제거 임무를 수행하는 뜻이다.
대테러추적팀은 예전에는 남부나 동북부 파키스탄 접경지역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이제는 아프간 전역으로 이를 확대했다.
CIA 대테러부서 출신인 켄 스타일스는 "미국인들은 CIA 공작팀이 아프간에서 비밀공작을 벌이는 데는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면서 "그러나 미군 5만 명이 그곳에서 작전한다면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말했다.
한편 대탈레반 추적과 제거 임무를 전담하는 CIA 내 조직은 준(準) 군사부서인 비밀공작국(SAD) 예하 특수공작단(SOG)으로 알려졌다. SOG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지만, 요원 수가 수백 명에 불과하다.
SOG팀은 '대테러추적팀'으로 불리며, CIA 요원 외에도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 특수전 병력과 아프간 정보기관(NDS) 요원들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오메가 사업'(Omega Program)에 따라 JSOC로부터 비밀공작에 필요한 특수부대원들을 받아 지휘할 수 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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