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대법원 출근, 준비팀 가동…야당 '맹공' 예상 속 재판관 임명은 '낙관'
헌재, 대법원과 정보 공유하며 측면 지원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유남석(60·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4일 대법원으로 출근해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시작했다.
청문위원으로 참여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위원들이 철저한 인사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법원은 청문회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 출근길에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 자리에 선 것 만으로도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다. 인사청문회를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 등 유 후보자의 소신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청문회 과정에서 소상하게 말씀을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면담하고 대법원청사 15층에 마련된 준비사무실에서 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유 후보자는 대통령이 지명한 헌법재판관 후보자지만 현직 판사 신분인 점을 고려해 대법원 청사 안에 준비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팀에는 법원행정처 국장급 인사 한 명과 심의관 한 명이 투입된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인력이 준비팀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유 후보자와 달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법원청사 밖에 별도의 준비사무실을 마련했었다. 대법원장 후보자의 경우 현직 대법원장과의 관계 때문에 예우상 대법원 밖에 준비사무실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 준비팀은 유 후보자의 과거 판결과 논문은 물론 법원장 시절 추진했던 여러 사법정책 등을 면밀하게 재검토할 예정이다.
야당 의원들이 집요하게 파고들 '코드인사'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자유한국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을 주도했던 유 후보자의 이력을 문제 삼으며 사법부의 '이념 편향 논란'을 부각시킬 태세다. 청문회 준비팀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자료 수집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 내부에서는 코드인사 논란을 제외하면 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맞닥뜨릴 난관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년간 판사로만 근무한 유 후보자에게 딱히 문제삼을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다. 더구나 헌법재판관은 국회 인준을 받을 필요없이 국회의 인사검증 기간이 지나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올 3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때 유 후보자는 총 13억1천459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소유 아파트 4억8천만원과 형제자매들과 공동상속 받은 아파트 3억6천200만원, 예금 3억9천900만원이 주요 재산이다.
비록 대법원에서 전반적인 청문회 준비를 맡고 있지만 헌법재판소도 측면지원할 계획이다. 유 후보자가 청문회라는 관문을 무난히 통과하면 사법공백을 해소하고 '9인 재판관 체제'를 완성한다는 상징성을 지니는 만큼 헌재로서는 청문회 준비팀을 적극 협조하겠다는 분위기다.
헌재는 9인 체제 완성에 이어 헌재소장 지명 절차도 기다리고 있다.
소장 지명은 헌재가 지금의 권한대행 체제에서 벗어나 완벽한 업무 기틀을 다지는 단계이지만, 순조롭지만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야당 의원들이 유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임명은 몰라도 헌재소장 지명·임명은 절대로 쉽게 안 넘어간다며 잔뜩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유 후보자의 인사검증이 종료되는 직후 대통령의 헌재소장 지명이 뒤따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헌재 일각에서는 이번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두고 헌재소장 지명에 앞선 '전초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헌재 관계자는 "유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후 헌재소장에 지명되든 기존 헌법재판관 중에 지명이 되든 헌재소장 인사청문회는 헌재 몫"이라며 "준비과정에서 법원과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며 다가올 헌재소장 인사청문회를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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