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소상공인 "경제 현안에 밝고 추진력 있어 기대된다"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인상 부담 완화 등 과제 산적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김은경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7월 출범한 지 석 달 만에 23일 홍종학(58) 전 국회의원을 두 번째 장관 후보자로 맞게 됐다.
홍 후보자는 첫 번째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가 지난달 역사관 논란 끝에 사임한 후 수장 없이 흔들리는 중기부를 지휘해야 하는 임무를 떠맡았다.
홍 후보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출신으로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공정위원장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다.
그는 의원 시절 면세점 사업에 대해 롯데, 신라 등 대기업에 특혜가 돌아간다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홍종학법'을 발의해 면세점 특허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시켰다.
이런 그의 경력과 국회의원 시절 얻은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 등을 고려하면 취임 이후 불공정거래, 불법 하도급 거래 등 대기업의 갑질을 막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환영하고 기대하지만, 대기업으로서는 김상조 공정위원장 못지않은 인물을 만나게 돼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홍 후보자의 가장 큰 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벤처창업을 독려하는 방법 등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나서기로 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개발비와 벤처펀드 등을 확대하는 등 창업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홍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성패가 달린 일자리 창출을 제1선에서 지휘하는 중대한 책무를 맡게 된 것이다.
또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노동 정책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업계가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협조를 끌어내는 것도 홍 후보자의 숙제다.
아울러 정부 18개 전 부처와 관련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정책에서 홍 후보자가 얼마나 원활하게 부처 간 이해를 조율해 정책을 추진해 나갈지도 주목된다.
박성진 교수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역사관·종교 편향 논란 등으로 낙마하면서 홍 후보자는 더욱 높아진 인사청문회 관문도 통과해야 하는 부담도 짊어지게 됐다.
중소·벤처기업계와 소상공인업계는 경제 현안에 밝고 추진력 있는 홍 후보자 지명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홍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 대선후보 캠프에서 정책본부장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을 역임하는 등 중소기업과 새 정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한국경제가 당면한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과 벤처창업 생태계 환경 조성에 앞장설 수 있는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중기중앙회는 이어 "홍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정부 각 부처와 정치권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대기업의 기술탈취 등을 근절하고 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 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도 "19대 국회 때 추진력과 돌파력을 보여줬기에 기대가 크다"며 "현재는 의원이 아니지만, 문재인 캠프에서 활약했고,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니 당정협의도 원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강단이 있는 분이고, 장고 끝에 지명된 분이니 국회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해 하루빨리 중기부를 정상 궤도에 올려주셨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벤처기업협회는 "홍 지명자는 여러 부처에 산재한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조율·협상하고 협력을 끌어내 중기부가 활발한 혁신벤처생태계를 조성하는 총괄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협회는 "앞으로 벤처업계의 현안인 창업규제완화와 회수시장 활성화 및 창업 안전망 확충 등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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