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뉴욕서 '궈원구이 회유' 中요원들 체포하려다 불발

입력 2017-10-24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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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뉴욕서 '궈원구이 회유' 中요원들 체포하려다 불발

5월 JFK공항서 출국직전 체포 준비…정부내 이견으로 무산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중국 정보기관 요원들이 미국에 망명신청을 한 궈원구이(郭文貴·50)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을 지난 5월 뉴욕에서 은밀히 만나 회유를 시도했으며, 이를 포착한 연방수사국(FBI)이 중국 요원들을 체포하려 했으나 미 정부 내 이견으로 불발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궈원구이는 중국 당국의 감시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한 뒤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잇달아 폭로하면서 망명을 신청하는 등 마찰을 빚어왔다. 궈원구이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뇌물, 납치, 사기, 돈세탁, 성폭행 등 19가지 범죄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인터폴의 적색수배 명단에도 올라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 4명은 '경유 비자'로 미국에 입국, 지난 5월 24일 궈원구이가 거주하는 뉴욕 맨해튼의 한 아파트에서 그를 만났다.

궈원구이는 중국 당국이 자신의 부인 출국을 허용한 데 대한 일종의 성의 표시로 면담 요구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요원들은 궈원구이에게 반중(反中) 활동을 중단할 경우 우호적으로 대하겠다면서 협박 섞인 회유를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

미 FBI 관리들은 궈원구이와 면담 후 워싱턴행 기차를 타기 위해 맨해튼 시내 펜실베이니아 역에 나타난 이들 요원에게 1차 경고를 했다. 궈원구이를 만난 것은 경유 비자가 허용한 범위를 넘은 것이라며 접촉 금지와 즉각 출국을 요구한 것이다. 중국 요원들은 처음엔 문화 담당 외교관이라고 주장하다 결국 신분을 인정했다.

워싱턴으로 향했던 중국 요원들은 이틀 후인 5월 26일 뉴욕에서 궈원구이를 다시 만났다. 당일 오후 4시 50분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서 중국행 비행기 탑승을 앞둔 시점이었다. 같은 요구를 했지만 거절당했다.

미국 당국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브루클린 검찰 등은 사증(査證) 위반 등의 혐의로 중국 요원들을 공항에서 체포할 계획을 세우고 백악관의 승인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FBI는 탑승구 앞에서 체포를 위한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백악관은 국무부와 법무부, 국방부, 정보기관 관리들이 참여하는 콘퍼런스 콜을 열었다. 중국 요원들의 탑승을 일단 저지한 뒤 시간을 벌자는 대안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체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중국 요원들에 대한 체포 계획은 불발로 돌아갔고, FBI에는 중국 요원들의 휴대전화 압수 권한만 허용됐다.

미 정부부처 내에선 궈원구이에 대한 처리 문제를 놓고서도 이견이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주요 참모들이 참석한 백악관 회의에서 궈원구이를 겨냥해 "범죄자를 쫓아내야 한다"고 했지만 일부 참석자가 막았다고 WSJ은 전했다. 미 정부 내에선 궈원구이를 대중 협상 카드의 하나로 인식하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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