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장식적으로"…격동의 19세기 미술을 조명하다

입력 2017-10-24 11:02  

"화려하고 장식적으로"…격동의 19세기 미술을 조명하다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서 내년 3월까지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광통교 아래 가게 각색 그림 걸렸구나. 보기 좋은 병풍차의 백자도(百子圖·어린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그린 그림), 요지연(瑤池宴·선계의 연회 장면을 그린 그림)과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당나라 곽자의가 연회를 즐기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며 한가한 소상팔경 산수도 기이하다."

19세기 중반 한양의 모습을 기록한 '한양가'(漢陽歌)에는 청계천 광통교 아래에서 형형색색의 그림을 팔았던 가게에 관한 대목이 있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시장이 형성됐다는 사실은 예술을 향유하는 계층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19세기 조선은 정치적으로 암울했으나, 문화적으로는 융성했다.

호림박물관은 격동의 시기였던 19세기에 만들어진 회화, 공예, 서예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전 '19세기 미술, 일상이 되다'를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분관에서 개막했다.

이장훈 호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19세기는 세도정치와 열강의 압박으로 인해 조선이 저물어가던 시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미술에서는 오히려 화려하고 장식적인 요소가 도입됐다"며 "신흥 부유층이 미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묵화 위주였던 회화 분야에서는 채색화와 민화의 수가 증가했고, 도자기도 단아한 느낌에서 벗어나 각종 문양을 넣은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전시 구성은 층별로 다르다. '고전에서 새로움을 찾다'가 주제인 2층은 서예와 사군자화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전통적인 서체를 종합해 '추사체'를 완성한 추사(秋史) 김정희가 1849년 헌종을 그리워하며 쓴 글과 권돈인의 '칠언시', 흥선대원군이 완성한 '석란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제2전시실이 있는 3층에는 채색화와 도자기, 공예품이 나왔다. '화려함에 물들다'라는 주제처럼 강렬한 색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백자청채동채양각장생문병'은 바탕이 붉은색이고, '나전희문옷상자'는 문양이 매우 세밀하게 들어가 있다.







4층에 있는 마지막 전시실에는 '문인들의 벗이 되다'라는 주제 아래 선비들이 소중히 여겼던 문방사우(文房四友)가 전시됐다. 일정한 틀에서 탈피해 독특한 형태와 색채로 제작된 연적, 필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연구사는 "연적은 18세기까지 단조로운 형태가 유행했으나, 19세기 들어서는 복숭아·잉어·개구리·용·해태 등 다양한 모양으로 제작됐다"며 "신분 질서가 동요하고 부유한 사람이 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문방구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31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는 성인 8천원, 청소년과 어르신은 5천원이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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