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일부 유죄·처벌은 안받아…빌더르스, 검찰 모두 항소 제기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선거 유세에서 모로코인을 모욕하고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받은 네덜란드의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에 대한 항소심이 24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앞서 빌더르스 대표는 지난 2014년 3월 19일 지방 선거 유세에서 '모코로인이 네덜란드에서 더 많이 사는 게 좋은가, 아니면 더 적게 사는 게 좋은가'라고 물은 뒤 지지자들이 "더 적게, 더 적게"라고 화답하자 "우리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해 모욕 및 증오 선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작년 12월 1심 법원은 빌더르스 대표에 대해 모로코인 차별에 대해선 유죄를 선고했으나, '증오 선동' 혐의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또 법원은 일부 유죄 선고 자체에 대해 "정의가 실현됐다"며 빌더르스 대표에 대해 징역형이나 벌금형 등 어떤 처벌도 부과하지는 않았다.
빌더르스 대표는 자신이 재판에 회부되자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정치 재판'이라며 출석을 거부, 1심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됐다.
그는 1심 판결에 대해서도 "나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법원은 나를 중단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낸 뒤 항소했다.
당초 5천 유로 벌금형을 구형했던 검찰도 법원이 일부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아무런 처벌을 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항소했다.
네덜란드 언론은 이번 주 심리에서는 빌더르스 대표의 변호인과 검찰이 1심 재판부의 판결 가운데 동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고등법원에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극우정당 PVV는 지난 3월 15일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전체 하원 의석 150석 가운데 20석을 얻어 제2당에 올랐으나 다른 정당들이 연정 참여를 거부해 연립정부에 참여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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