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희 세계화장품학회장 취임…"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차별화 필요"
"사드, 경쟁력강화·체질개선 긍정적 요인도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라는 믿음으로 비비크림·에어쿠션의 뒤를 이을 차별화된 글로벌 히트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제24차 세계화장품학회 콘퍼런스(IFSCC 2017 Seoul)가 열린 2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난 강학희 한국콜마 기술연구원장은 이같이 한국 화장품 산업, K-뷰티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올해 5월 대한화장품학회 회장으로 선임된 강학희 원장은 25일 세계화장품학회 콘퍼런스 마지막 날 세계화장품학회 회장에 취임했다.
세계화장품학회 회장은 콘퍼런스 개최국이 결정되면 그 나라의 화장품업계 관계자 중 한 명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강 원장은 "2003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콘퍼런스인데 1천 명 이상이 참석했을 정도로 흥행했다"며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참석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한국의 혁신'을 주제로 비비크림, 에어쿠션, 시트 마스크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한국 제품들을 소개하는 사전 워크숍도 진행됐다.
강 원장은 "원래는 피부 구조에 대한 연구 등 과학적인 내용에 대한 세션이 많지만, '한국에서 왜 많은 혁신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따로 준비했다"며 "(참석 예약이) 사전에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컸다"고 설명했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10/24/AKR20171024178600030_01_i.jpg)
강 원장은 30년 넘게 화장품에 매진해 혁신적인 신소재 개발에 앞장서 온 국내 화장품 연구개발(R&D)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장을 거쳐 2015년 한국콜마 기술연구원장으로 옮겼다.
강 원장은 한국 화장품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가 글로벌 히트상품의 등장과 독특한 유통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처음에 레티놀이 있었고, 이어 비비크림·에어쿠션·달팽이 크림 등 다양한 특징이 있는 제품들이 전 세계에서 지속해서 인기를 끈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특히 아모레가 인삼·콩·녹차 등 한국적인 제품에 집중하고 제주도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면서 글로벌 리딩업체로 성장해 한국 화장품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일본 등에서는 브랜드 로드샵이 없기 때문에 기업이 아무리 좋은 신제품을 내놔도 유통업체에서 알아주지 못하면 사장된다"며 "우리나라는 각 브랜드가 매장을 운영하니 독자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4차 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화장품 산업에 '3C'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3C'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협력), 컨버전스(convergence·융합), 크리에이션(creation·창조)의 약자다.
강 원장은 3차원(3D) 프린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다양한 신기술을 화장품 산업에서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글로벌에서 지속적으로 팔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굵직한 기술들이 계속 개발돼야 한다"며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한국 화장품 산업에 악영향도 줬지만, 어떻게 보면 국내 기업들이 좀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준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 "K-뷰티가 전체적으로 발전하려면 가장 '한국적'인 것을 활용해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K-뷰티라는 큰 하나의 브랜드가 신뢰를 잃지 않도록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10/24/AKR20171024178600030_03_i.jpg)
kamj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