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극심한 슬럼프…"이제는 컨디션 되찾았다"
(광주=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KIA 타이거즈의 4번 타자 최형우(34)가 이번 가을 반전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올 시즌 KIA로 이적한 최형우는 4∼8월 월간 타율 0.330을 밑돈 적이 없을 정도로 기복 없는 활약을 펼쳤다.
100억원의 몸값이 조금도 아깝지 않다는 평가는 그러나 시즌 막바지 퇴색했다.
최형우는 9월 이후 25경기에서 타율 0.231, 1홈런, 8타점에 머물렀다.
4번 최형우의 갑작스러운 부진 속에 KIA는 하마터면 두산 베어스에 1위 자리를 뺏길 뻔했다.
KIA 팬들에게 불안감을 잔뜩 안긴 채 시즌을 마무리한 최형우는 절치부심하며 점점 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2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두산과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팀 훈련에서 만난 최형우는 "그동안 준비 잘했다"며 "후반기 말미에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제 컨디션을 찾았다"고 힘줘 말했다.
최형우는 시즌 막판 부진에 대해 변명하지 않았다.
그는 "슬럼프는 내가 못해서 온 것이다.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한 번쯤 올 수 있는 슬럼프가 나는 시즌 막판에 왔다. 그것도 슬럼프가 팀이 1위 싸움하는 와중에 왔다. 그래도 팀이 1위로 시즌을 마쳐서 다행"이라고 했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더욱 뜨거워진 두산 타선과 힘 대 힘 대결에서 KIA가 밀리지 않으려면 4번 타자 최형우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삼성 라이온즈 시절이던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뛰었던 그의 경험도 대체할 수 없는 최형우만의 자산이다.
최형우는 후배들에게 평정심을 강조했다.
그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두산과 우리는 실력 차가 없다"며 "그런데도 한 번씩 빅이닝이 나오는 것은 분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0-5로 지고 있는 경기를 6-5로 뒤집는 것이 한국시리즈다. 처지지도 말고, 들뜨지도 말아야 한다. 그러면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형우는 이번 한국시리즈가 6차전까지 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두산이 이긴다는 사람이 많더라. 내 주변에 80% 이상이 그랬다"며 "나중에는 내가 화를 냈다. 우리가 이기면 되는 것이다. 두산이 좋은 전력을 갖췄지만 우리는 그것을 넘어야 하고, 그래야 경험이 쌓인다. 우리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최형우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우승하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우승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내비쳤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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