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대한항공 레프트 정지석이 "버티면 이긴다"는 믿음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지석은 24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한 뒤 인터뷰에서 "버티니까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석은 이날 외국인 선수 밋차 가스파리니(24득점)를 이어 팀에서 가장 많은 16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 팀은 1·2라운드가 승부처라고 생각한다"는 정지석은 "1·2라운드 경기를 하면서 버티면 이길 수 있다. 오늘도 몇몇 선수들이 버텨서 이겼다. 잘 넘긴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앞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도 "1·2라운드에서는 버티고, 3라운드부터 팀을 정상적으로 가동해 6라운드까지 가는 게 바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토종 주포' 레프트 김학민을 1·2라운드에서는 체력안배를 시키고, 3라운드부터 본격 투입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김학민이 1·2라운드에서는 경기를 자제하면서 정지석과 곽승석 등 다른 레프트의 책임이 커졌다.
하지만 정지석은 너무 '내가 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는 이날 연타 공격 구사가 눈에 띄었다는 말에 "제가 끝내야 한다는 욕심을 가지면 좋을 때도 있지만, 힘이 들어가서 범실이 나온다"며 "상대가 실수할 때까지 기다리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타 공격도 "버티면 이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오늘도 연타로 상대방 블로킹이 흔들렸다. 운 좋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연타 시점은 본능적으로 느낀다.
정지석은 "(세터) 한선수 형이 토스를 올리기 전에 상대 센터의 움직임을 보면 예측할 수 있다. 내 앞에 한 명이 블로킹하면 확실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두 명이 블로킹할 때는 조금 다르다. 진짜 책임지려면 확실하게 때리고, 아니면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학민의 공백에도 '대한항공은 레프트 강팀'이라는 자부심으로 힘을 내고 있다.
정지석은 "수비에서는 다른 팀보다 자부심을 느낀다. 자신감을 느끼고 더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팀 리시브 1위를 하고 싶다. 선수 형이 하도 많이 뛰어다녀서 제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들어 머리띠를 하고 코트에 들어서 눈길을 끄는 정지석은 "멋으로 머리띠를 하는 게 아니다. 머리카락이 눈에 찔려서 그런다. 조만간 머리카락을 잘라야 한다"며 "전 배구밖에 생각 안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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