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크렘린과 대립각 세우려는 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전격 선언한 러시아의 유명 여성 방송인 크세니야 소브착(35)이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를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라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소브착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국제법적으로 볼 때 크림은 우크라이나 영토이며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크림 영유권 문제)에 대한 답을 피하고 싶지 않다"면서 "직설적으로 말해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크림에는 반도의 러시아 귀속을 지지하는 러시아계 주민이 많지만, 크림 병합은 지난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소브착은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양국 우호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부다페스트 각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 영국 간에 체결된 것으로 우크라이나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옛 소련에서 물려받은 보유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대가로 각 서명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 영토적 통일성을 보장해 주기로 약속한 문서다. 실제로 이 각서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보유 핵무기를 모두 폐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 정권 교체 혁명이 진행되던 지난 2014년 3월 당시까지 우크라이나 내 자치공화국으로 남아있던 크림반도를 현지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자국으로 병합했다. 투표 결과 96.8%가 반도의 러시아 귀속에 찬성했음을 병합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러 제재를 가하고 있다.
자유분방한 여성 방송인이자 배우, 사교계 명사인 소브착은 지난주 대선 출마를 전격 선언했으며 이에 비판론자들은 그녀의 출마가 야권 분열을 노리는 크렘린과의 밀약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크림이 우크라이나 영토라는 소브착의 주장은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그녀가 크렘린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