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장 "트럼프, 韓 국회연설서 강력한 대북 메시지 낼 것"

입력 2017-10-25 14:00   수정 2017-10-25 17:03

美하원의장 "트럼프, 韓 국회연설서 강력한 대북 메시지 낼 것"

美의회인사들, 한국당 방미대표단에 한미동맹·핵우산 강조

洪 '전술핵배치' 설파에…가드너 '긍정적'·민주당 '미온적'

(워싱턴=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미국 공화당의 의회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한국 의회에서 연설할 때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자유한국당 방미대표단이 전했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홍준표 대표 등 방미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강효상 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미국에서 강한 (대북) 메시지를 냈지만, 한국 국회연설에서도 충분히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라이언 의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연설에 대해 미리 앞질러 말하지는 않겠지만, 북핵 문제가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에서 아주 중요한 이슈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언 의장은 이어 홍 대표와의 면담에서 "북한이 고체연료를 쓴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면 미국 본토가 위협을 받는다. 북핵 문제는 동북아 지역에 국한되는 게 아닌, 미국에 직접 오는 위협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장은 아울러 '공화당과 한국당은 같은 보수정당으로서 안보에 관해 같은 입장이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한국당이 답답하게 느끼는 부분을 이해한다'며 한국당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홍 대표를 비롯한 방미대표단은 이날 라이언 의장 외에도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과 잰 샤코브스키(민주·일리노이) 하원 민주당 원내수석부총무, 토머스 섀넌 국무부 정무차관 등 미 정부 및 의회 지도자들을 두루 만나 한반도 전술핵재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은 주로 한미동맹과 미국의 핵우산을 강조하면서 전술핵재배치에 부정적이거나 미온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샤코브스키 민주당 원내수석부총무는 개인적으로 전술핵재배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은 핵 능력이 있다.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필요하다면 북한에 대해 미국의 핵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동맹은 아주 확고하다. 수만 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며 "미국의 대한(對韓) 핵우산 약속은 분명하고, 한국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미국의 핵무기가 어디에 배치돼 있는지보다는 미국의 핵 능력이나 동맹국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며 "미국은 잠수함·폭격기·미사일 등의 핵 배달 능력이 있고, 한미동맹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거들었다.

셔먼 의원은 "한국과 미국은 중국이 북한과의 모든 교역을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 중국이 이런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북한 핵 숫자를 제한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화당 소속인 가드너 소위원장의 경우 '중국이 북한 핵 위협을 해결하는 데 실패하면 한국으로서는 전술핵재배치와 자체 핵무기 개발이라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 이런 메시지를 중국에 전달해야 한다'며 전술핵재배치에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섀넌 정무차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최근 정상회담 중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섀넌 정무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난 행정부들이 북핵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트럼프 정부에 문제를 몰아줬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 대해 외교 외에도 군사적 압박 수단이 있다는 점을 들어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섀넌 차관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중국도 자국이 원하는 국가적 목표를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언급했다"고 말했다.




wi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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