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공방 3국3색…스페인 치킨게임·伊 대화·이라크 약육강식

입력 2017-10-25 15:07  

독립공방 3국3색…스페인 치킨게임·伊 대화·이라크 약육강식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분리독립을 둘러싼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갈등을 계기로 세계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독립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일된 하나의 국가를 지켜내겠다는 중앙정부의 입장과 자치권을 갖고 독자적인 국가를 건설해가겠다는 자치정부의 목표는 국가마다 대동소이하지만, 분리독립을 둘러싼 갈등의 모양새는 각양각색이다.




지난 1일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계기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스페인과 카탈루냐의 경우 어느 한쪽이 나가떨어지기 전까지는 대치국면이 끝없이 계속되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카탈루냐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은 주민투표 뒤 "독립을 선언할 권한을 위임받았으나 스페인과 대화에 나서겠다"며 독립선언을 유보했다.

대화에 응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스페인은 오히려 독립 포기 선언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카탈루냐가 불응하자 중앙정부가 자치권 박탈을 내용으로 하는 헌법 제155조 적용안을 상원에 제출해 오는 27일 의결을 앞둔 상태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도 스페인 상원이 소집되기 하루 전인 오는 26일 특별회기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미 중앙정부의 직접통치에 맞서 독립을 선언하고 불복종 운동을 전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결국 어느 한쪽이 기존 입장을 뒤집고 타협에 나서지 않는 한 카탈루냐는 독자적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스페인 중앙정부는 직접통치를 강행해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독립을 모색하는 자치정부와 대화를 모색하는 나라도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책임지는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등 부유한 북부 2개 주가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며 실시한 주민투표가 압도적으로 가결되자 중앙정부가 자치권 확대 협상을 제의하고 나섰다.

이탈리아의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는 24일 "롬바르디아 주와 베네토 주가 중앙정부로부터 더 큰 권한을 얻는다면 특정한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 제고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주민투표의 장점에 대해 들여다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전체 인구의 25%가 거주하는 반(反) 난민, 반 유럽연합(EU) 성향의 두 지역은 주민투표 통과로 세수 통제권 확대를 비롯해 난민정책, 치안, 환경, 교육, 보건, 사회간접 시설 등 23개 정책 영역에 관한 자치권한 확대를 요구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투표 자체에 법적 구속력이 없고 세수 통제권, 난민정책, 치안 등에 관한 자치권 확대 요구는 중앙정부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그나마 갖고 있던 자치권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 나라도 있다.

이라크는 쿠르드 자치정부(KRG)가 분리독립 찬반 투표 결과 압도적인 찬성표를 확보해 자치권한 확대를 요구하자 군사작전으로 아예 최대 근거지를 빼앗아버렸다.




KRG는 지난달 25일 이라크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강행해 92.7%의 찬성표를 얻었다.

이후 KRG는 중앙정부에 자치권한 확대, 독립국 수립 등을 위한 협상을 요청했으나 중앙정부는 "위헌적 투표" 결과를 놓고 협상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아예 지난 16∼20일 KRG가 점유한 키르쿠크 주(州) 유전지대를 군사작전으로 완전히 장악한 데 이어 21일에는 KRG 자치지역 내 국경 통제권과 군조직 통수권을 중앙정부에 넘기라고 요구했다.

KRG 군조직 페슈메르가는 이라크 정부군에 맞서 싸웠으나 수적 열세 속에 번번이 패퇴했다.

급기야 KRG는 25일 지난달 투표 결과를 동결하겠다며 쿠르드 자치지역에서 교전과 모든 종류의 군사작전을 즉각 중단하고 이라크 헌법에 근거한 열린 대화를 시작할 것을 요구해 사실상 백기 투항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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