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의뢰 조사보고서에서 밝혀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지난 1961년 아프리카에서 항공기 추락사고로 다그 함마르셸드 제2대 유엔 사무총장이 사망한 것은 외부공격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유엔(UN)의 조사의뢰를 받은 탄자니아 법학자 무함마드 찬데 오스먼은 "외부공격이나 위협이 항공기를 추락시켰을 수 있다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함마르셸드는 지난 1961년 9월 18일 콩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잠비아 지역인 로디지아 북부를 방문하던 중 DC-6 항공기가 추락해 목숨을 잃었으며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가시지 않았다.
오스먼은 보고서에서 사고 당시 상공에 사고기 외에 다른 항공기가 있었다거나, 사고기가 추락 전 화염에 휩싸였다거나, 다른 항공기에 의해 공격을 받았을 수 있다는 등 목격자들로부터 많은 증거가 있다면서 "이런 증거는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NYT는 "조종사 실수나 어떤 다른 원인이 사고를 초래했다기 보다는 함마르셸드 전 총장이 암살됐을 수도 있다는 오랜 의혹에 무게를 뒀다"고 평가했다.
또 사고기가 직접적 공격이나 조종사의 주의를 순간적으로 혼란스럽게 만드는 '위협' 등을 통해 추락했을 가능성을 강화한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오스먼은 다만 "(관련국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 접근이 제한돼 공격행위가 사고의 원인이었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조종사 실수나 피로 누적으로 인한 사고였을 수도 있다"고 단순사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5년 나온 유엔 전문가 보고서에서도 격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사고기 주변에 또 다른 항공기가 나타난 이후 사고기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증언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근무하던 찰스 사우설과 폴 에이브럼도 '사고기가 격추됐다'는 무선 통신을 도청했다고 밝혔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