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름으로 영혼을 파괴하는 '심리조종자'들

입력 2017-10-26 09:45   수정 2017-10-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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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름으로 영혼을 파괴하는 '심리조종자'들

신간 '나는 일그러진 사랑과 이별하기로 했다'



[https://youtu.be/cQ3M6Fw2uu8]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사랑이라고 믿었던 관계가 행복을 주기는커녕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매력적인 외모와 태도로 다가와 마음을 사로잡지만, 가면을 벗으면 다른 사람이 되어 상대방의 영혼까지 파괴하는 연인이나 아내, 남편이 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이성은 빨리 도망가라고 소리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비정상적인 관계를 끊지 못한다.

프랑스의 정신운동치료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이자벨 나자르 아가는 이런 현상을 '심리조종'으로 설명한다.

그는 신간 '나는 일그러진 사랑과 이별하기로 했다'(영인미디어 펴냄)에서 심리조종의 피해자들이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고통을 당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저자는 1990년부터 심리 상담 치료와 교육,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보낸 편지와 대화 등에서 여러 사례를 수집했다. 대부분 피해자는 자존감을 잃고 위축된 채로 근심에 쌓인 일상을 살고 있었다. 이는 수면 장애와 우울증을 동반한 무기력증으로 이어지고 대인관계까지 망쳐 사회적 관계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다른 이들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책은 수집한 사례들을 근거로 심리조종자의 특징을 살피고 심리조종자를 구분하는 법과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연인관계를 맺고 부부가 될 때까지 단계별로 심리조종의 유형을 설명한다.

심리조종자의 특징 중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이 사소한 일에도 쉽게 책임감이나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은 심리조종자의 타깃이 되기 쉽다.

"너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유일한 사람이야"라고 말하면서 말과는 다른 행동으로 상대를 옭아매는 것도 심리조종자들의 특징이다.

저자는 이들의 행동과 성격이 파트너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뒤 잘못된 사랑의 관계로 우리 '자신'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릴 수 있음을 경고한다.

심리조종자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가장 좋은 해독제는 '자존감'이다. 우리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랑 이야기'지만 '진짜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일이 남에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사랑할 잠재적 연인들, 이성애자 혹은 동성애자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선화 옮김. 320쪽. 1만6천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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