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천산갑 100여마리를 어선에 실어 해외로 밀반출하려던 인도네시아인들이 현지 당국에 적발됐다.
26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군은 지난 24일 수마트라 섬 동부 연안에서 살아있는 천산갑 101마리를 실은 어선 한 척을 나포했다.
해당 어선을 몰던 20대 현지인 남성 두 명은 돈을 받고 화물을 이웃 말레이시아까지 운반하기로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그 자리에서 체포돼 경찰에 넘겨졌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상 이들은 최장 5년의 징역과 1억 루피아(약 831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압수된 천산갑은 인근 리아우 주 자연보전센터로 인계됐다.
센터 관계자는 "모두 101마리의 살아 있는 천산갑을 인계 받았으며, 이중 4마리는 폐사했다"면서 "조만간 인근 국립공원에 모두 방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6월에도 수마트라우타라 주 메단의 한 창고에서 밀렵된 천산갑 223마리와 대량의 천산갑 비늘을 적발한 바 있다.
천산갑은 베트남과 중국 일부 지역에서 고급 식재료로 사용되며, 비늘은 부적이나 한약재,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제조하는 원료 등으로 쓰인다.
인도네시아에선 한때 천산갑이 흔한 동물이었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천산갑 고기와 비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야생 개체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2014년 보고서에서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종전의 20% 이하로 급감했다고 밝히고, 8종의 천산갑을 모두 '취약종'과 '멸종 위기종',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