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최형우 타구 '불규칙 바운드'에 글러브 집어던져
(광주=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두산 베어스의 무난한 승리로 끝날 것 같던 경기가 8회 말 KIA 타이거즈 선두타자 최형우의 안타로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프로야구 두산과 KIA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KIA는 3-5로 뒤진 채 8회 말 공격에 들어갔다. 최형우는 두산의 두 번째 투수 함덕주(22)를 상대로 2루수 방면 땅볼성 타구를 날렸다.
무난하게 2루수 오재원(32)한테 잡힐 만한 공이었지만, 타구는 불규칙 바운드로 높이 솟아올라 외야로 빠져나갔다. 행운의 안타였다.
이때 오재원이 보인 행동이 일부 야구팬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순간적으로 몹시 화가 난 듯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있는 힘껏 내던졌다.
누구를 원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재원이 약 2만 명의 만원 관중이 직접 관람하고 전국의 야구팬이 시청 중인 한국시리즈에서 그런 제스처를 취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군다나 오재원은 이번 포스트시즌부터 두산의 주장을 맡고 있다.
동료들을 잘 추슬러 분위기를 잘 이끌어야 하는 주장이, 뜻밖의 피안타로 당황했을 어린 투수(함덕주)를 다독이기는커녕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그런 행동을 한 데 대한 비판이 나왔다.
두산은 이후 무사 1, 2루의 위기에 처했지만 실점하지 않았고, 끝내 5-3의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를 마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원을 감쌌다.
김 감독은 "집중하고 있는데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니 아까워서 그런 행동을 보인 것 같다"며 "우리 팀 선수인데 내가 뭐라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만큼 집중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라며 "중요한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런 제스처가 많이 나온다. 그럴 수 있다"고 두둔했다.
일각에서는 오재원의 그런 뜨거운 집념과 승리욕이 프로 스포츠를 보는 즐거움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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