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이병기, 국정원장 때부터 8차례 日인사와 위안부 협상"

입력 2017-10-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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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이병기, 국정원장 때부터 8차례 日인사와 위안부 협상"

주일대사관 국정감사서 주장…"이병기·야치 서명 합의문 있어"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정원장 재직시절을 포함해 모두 8차례에 걸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외교 책사'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과 위안부 합의를 위한 협상을 했다고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주장했다.

이는 한일 위안부 합의가 양국 외교채널이 아닌 비선으로 이뤄졌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 의원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의 주일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직접적인 관계자들을 인터뷰해 밝혀낸 것이라며 자신이 파악한 협상과정을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병기 전 비서실장은 국정원장 재직 중이던 2015년 1월 야치 국장과 처음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위한 협상을 한 걸 포함해 8차례에 걸쳐 인천 등에서 만나 의견을 나눴다. 2차부터 8차 협상 때는 청와대 비서실장 재직 중이었다.

회담에는 양측 인사 3명씩이 참석했고, 한국측 인사로 현재 주일 한국대사관에 근무 중인 A공사(당시 청와대 행정관 근무)가 포함됐다.

박 의원은 2015년 12월 22~23일 열린 8차 협상에서 이 전 실장과 야치 국장이 합의문에 서명했으나,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시 일본 외무상이 같은 달 28일 발표한 공동기자회견문에 서명이 빠졌다면서, 이는 일본측의 (서명) 요구를 한국 측이 거부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일본 측이 협상 마지막까지 출연금으로 5억엔을 고수했고, 한국은 10억엔보다 더 많은 금액을 고집했다가 결국 10억엔으로 정해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일본측이 협상에서 ▲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표현을 넣을 것 ▲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일본군 성노예라며 국제적으로 비판하지 말 것 ▲ 소녀상을 철거할 것 등을 요구했으나 이 가운데 한국측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은 소녀상 철거 관련 내용을 '적절히 해결하겠다'고 바꾼 것 정도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현재 A공사 등 협의 참석자들은 외교부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태스크포스(TF)의 조사를 이미 받았다.

다만 이 전실장에 대해서는 면담 조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박 의원은 "협의 과정에서 외교부가 배제되면서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한일 간 가장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병기·야치 밀실회담을 통해 모든 게 결론이 나고 외교부는 그 뒷바라지만 했다는 점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는 한국 외교의 수치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를 둘러싸고 절차와 내용에 대해 지적하는 여당 의원들과, 합의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을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하는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 간에 언쟁이 일기도 했다.







문희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일 위안부 합의는 절차와 내용에서 문제가 많다. 우리 국민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게 현실이다"며 "외교부의 TF에서 교섭 절차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일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양국이 동일한 금액을 내 재단을 만들어 같이 사업을 하기로 했지만, 이후 논의 과정에서 일본만 출연금을 내기로 갑자기 바뀌었고 이로 인해 문제가 꼬였다"며 "결과적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두 번 자존심 상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청원 의원은 "새정권이 들어서서 적폐청산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정치보복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위안부 합의가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가 된 것은 틀림없다. '이면합의가 있다. 없다', '적폐다'라고 할게 아니라 한일 관계를 성숙하게 만들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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