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출전
(웰링턴=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호주교포 골퍼인 이민우(19)는 우월한 '골프 유전자'를 갖춘 선수다.
티칭 프로 출신의 어머니와 아마추어 고수인 아버지 사이에서 일찌감치 골프를 접했고, 누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 통산 3승을 거둔 이민지(21)다.
그동안 '이민지의 동생'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간간이 국내에도 소개됐던 이민우는 26일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개막한 아시아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출전해 초반에 좋은 성적을 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알릴 기회를 맞았다.
1라운드를 4언더파 공동 2위로 마친 이민우는 "나머지 라운드도 오늘처럼만 치면 좋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골프를 가르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먼저 골프채를 잡은 것은 이민우였다.
8살의 이민우가 먼저 시작하고 곧 이민지도 뒤따랐다.
출발은 늦었지만 누나가 한발씩 더 빨랐다.
이민지가 2012년 US 여자 주니어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고, 이민우가 4년 후인 지난해 US 주니어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민우의 우승은 호주 남자 선수 가운데 처음이었고, 남매가 US 주니어 남녀 선수권 대회를 제패한 것은 이들 남매가 처음이었다.
현재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누나와는 서로 미국과 호주에서 바빠 자주 볼 수는 없지만 매주 화상통화로 대화를 나눈다.
이민우는 "서로 조언도 해주지만 사실 누나와 골프 얘기는 잘 안 하는 편"이라며 "주로 서로 사는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누나가 우승을 3번 하고 이번 시즌 톱 10에도 여러 번 들었다"며 "누나 활약을 보면 동기부여가 되고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민우는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이민 2세다. 한국에는 2003년 휴가 때 잠깐 온 것이 전부지만 어린 시절 한글학교에 가서 한국어를 배운 덕분에 말은 능숙하진 않아도 한국말을 모두 알아듣는다.
그는 "국적은 분명 호주지만 부모님이 모두 한국인이시니 한국인이기도 하다"며 "한국에서도 절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다는 것은 든든한 일"이라고 말했다.
내년쯤 프로로 전향해 미국이나 유럽의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이민우는 이민지에 이어 미국 프로 무대도 함께 제패할 가능성에 대해 "그러면 정말 멋질 것"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선 물론 내가 PGA 진출하는 게 먼저"라고 쑥스럽게 덧붙였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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