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피해 소녀·아동 치료 중…10살 미만도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얀마군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로힝야족 소녀와 아이들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쿠투팔롱 난민캠프의 의료 시설에서 로힝야족 소녀 수십 명이 치료와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 대변인은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도망치다 성폭행을 당해 치료를 받으러 오는 이들 중 절반이 18세 미만이며, 9살짜리 소녀 등 10세 미만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피해자들은 일부일 뿐이며 성폭행을 당했더라도 치료받기를 꺼리는 문화 때문에 실제로는 성범죄에 노출된 이들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성폭행 피해자 지원활동을 하는 조산사 에어린 프레일은 "성폭행을 당하고도 낙인이 찍히고 비난받을 것을 두려워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그동안 미얀마군의 '인종 청소' 과정에서 집단 성폭행이 자행됐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피해자가 대거 확인돼 실질적인 증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피해자는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주 "미얀마군은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 청소'를 실시하면서 그 끔찍한 수단 중 하나로 성폭행을 활용한 게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약 두 달 전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 충돌이 시작된 이후 국경을 넘어 피신한 로힝야족 난민은 지금까지 60만 명을 넘어 선다.
이들은 현재 방글라데시 국경 인근에 임시로 지은 허름한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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