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北최선희 외무성 국장 귀국길…방러 성과 등 질문에 침묵

입력 2017-10-26 18:50  

방러 北최선희 외무성 국장 귀국길…방러 성과 등 질문에 침묵

모스크바 핵비확산회의 참가, 대학 특강 등으로 10일간 러 체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 참가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 10일간의 러시아 체류 일정을 마치고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떠났다.

최 국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밟은 뒤 중국 베이징행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에 올라 12시 25분 출발했다.

최 국장은 출국에 앞서 공항에 몰려든 기자들이 방러 성과, 노르웨이 오슬로 북미 접촉 계획설, 향후 행보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으나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입국 수속장으로 들어갔다.

최 국장과 함께 방러했던 북한 미국연구소의 정남혁 연구사도 함께 떠났다.




지난 17일 모스크바에 왔던 최 국장은 20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서 북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 직함으로 '동북아 안보'와 '한반도 긴장완화' 세션에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발표에서 "조선(북한)은 미국의 지속적인 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핵을 개발했으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핵을 대상으로 한 협상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군사훈련과 제재 압박 등으로 조선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6자회담 등의 다자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세션에 발표자로 나선 미국연구소의 정 연구사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은 미국의 위협이 남아있는 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비확산회의에 이어 22일 모스크바에서 약 650km 떨어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이튿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국제관계학부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그는 특강에서도 "조선은 핵전쟁에 관심이 없지만 미국이 조선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충분한 억제력을 갖추기 위해 핵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조선은 평화를 원하지만 필요할 경우 미국의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역설했다.

최 국장은 24일 모스크바로 돌아와 현지 북한 대사관에서 휴식을 취하다 이날 러시아를 떠났다.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는 미국과 한국 정부 당국자와 전직 미국 관료 및 북핵 전문가 등도 참석하면서 북미 혹은 남북한 당국자 간 회동이나 1.5 트랙(반관반민) 접촉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으나 의미 있는 회동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국장은 또 러시아 방문에 이어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로 가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회담할 계획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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