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오랜 공백이 있었는데 힘들게, 간절하게 기회를 기다렸어요."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새 센터 이재목(29)의 2017-2018시즌은 특별하다.
이번 시즌은 이재목이 배구선수로 다시 출발하는 시즌이다.
이재목은 삼성화재에서 뛰다가 2015-2016시즌 V리그에서 7경기에 출전한 이후로는 코트에서 보이지 않았다.
이재목은 2016년 1월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재활은 길어졌고, 삼성화재는 2016년 6월 30일 그를 임의탈퇴 공시했다. 그리고 2016-2017시즌은 통째로 쉬었다.
이재목은 "재활이 너무 길어졌다. 그만둘까도 생각했다"고 그 시간을 떠올렸다.
하지만 "주위에서 힘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특히 가족이 지켜줬다"며 "그래서 다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완쾌됐고 훈련도 잘한다"며 웃었다.

이재목은 다시 코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에 올해 6월부터 혼자 각 구단을 돌며 테스트를 봤다.
약 3주일 동안 테스트를 보러 다니다가 한국전력에 '합격'했다.
이재목은 "김철수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삼성화재도 이재목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임의탈퇴한 선수는 탈퇴 당시의 소속구단의 동이 없이는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없다.
삼성화재는 지난 7월 이재목을 자유신분으로 풀어줬다. 이 덕분에 이재목은 한국전력의 식구로 들어가게 됐다.
이재목은 지난 9월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KOVO컵대회)부터 이번 V리그까지 윤봉우와 함께 한국전력의 주력 센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재목은 "이번 시즌에 주전으로 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그렇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며 "기회를 주신 만큼 보답하려고 한다. 팀과 저 자신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이재목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의 홈 개막전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센터로 선발 출전해 블로킹 4개를 포함해 5득점으로 활약하며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거들었다.
경기 후 이재목은 "저에게는 1점, 1점이 소중하다. 하지만 점수보다는 팀원을 믿고 따라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앞으로도 팀원을 믿고 따라서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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