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같은 완봉승으로 한국시리즈 원점으로 돌려놓아
(광주=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로야구 KBO리그 최정상급 왼손 투수인 양현종(29·KIA)은 2016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양현종이 해외에 진출할지 국내에 남을지, 어느 구단이 어떤 조건으로 그를 영입할지는 한국 야구계의 큰 관심사였다.
일본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양현종에게 팀 1∼2선발에 걸맞은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양현종은 "KIA에서 다시 우승하고 싶다"며 잔류를 선언했다.
광주 동성고 출신인 양현종은 2007년 고향 팀인 KIA로부터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뛰어들었고, 10시즌 동안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KIA의 열렬한 팬으로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질 만큼 감동적인 잔류 선언이었다.
친정에 남은 양현종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193⅓이닝(2위)을 소화하며 20승 6패(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3.44(5위), 승률 0.769(2위)로 맹활약해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끌었다.
KIA의 2009년 우승 멤버이기도 한 양현종의 '다시 우승하고 싶다'는 꿈이 절반은 이뤄진 셈이다.
KIA는 두산 베어스와 맞붙은 1차전을 내줘 열세 속에서 2차전에 나섰다.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차전 선발은 양현종이었다.
그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완벽투로 한국시리즈를 1승 1패의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9회까지 KIA 마운드를 홀로 책임지면서 122개의 공을 던져 4안타와 볼넷 두 개만 내주고 삼진 11개를 잡으며 KIA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가족은 물론이고 신인 시절 자신을 선발투수로 조련한 칸베 토시오(74·일본) 전 투수코치를 경기장에 초청해 선보인 위대한 투구였기에 더 감동적이었다.
양현종은 "(2009년 우승 당시인) 8년 전 마냥 어렸던 내가 아니라 팀 에이스로서 한 게임을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코치님한테 보여드려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1차전 패배로 조금 멀어졌던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2차전 승리로 다시 가시권에 들어왔다.
KIA와 양현종의 꿈은 지금도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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