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괴물' 오재일, 변화구 약점 극복 비결은

입력 2017-10-27 10:01  

'가을 괴물' 오재일, 변화구 약점 극복 비결은

플레이오프 6할 맹타, 한국시리즈에서도 0.429




(광주=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두산 베어스의 내야수 오재일(31)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오재일은 NC 다이노스와 만난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600에 5홈런, 12타점을 수확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특히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홈런, 9타점이라는 믿기지 않는 괴력을 선보이며 포스트시즌 홈런 역사를 새롭게 썼다.

사흘간의 휴식으로 방망이가 식을 법도 했지만, 그는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에서도 신들린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쐐기 솔로포를 터트린 오재일은 2차전에서 KIA 선발 양현종의 무시무시한 완봉 역투 속에서도 홀로 4타수 2안타를 쳐냈다.

지난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오재일은 "실투가 왔을 때 때린 타구가 계속 홈런이 되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오재일은 성남 야탑고를 졸업한 뒤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 24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됐다.

이숭용, 박병호에게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는 2012년 7월 이성열(현 한화 이글스)과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당시만 해도 두산이 크게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성열은 2010년 24홈런-86타점을 올린 '잠실 20홈런 타자'였던 반면 오재일은 프로에서 고작 홈런 2개만을 때리는 데 그쳤다.

당시 오재일은 프로 8년 차의 유망주로 이성열과의 나이 차이도 고작 2살밖에 나지 않았다.

오재일의 잠재력을 보고 데려왔다는 두산의 설명을 팬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 이 트레이드는 두산의 혜안을 증명한 사례로 남게 됐다.

2015년 14홈런으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오재일은 지난해(105경기)에는 처음으로 100경기 넘게 뛰며 27홈런 92타점을 기록, 거포로 확실하게 거듭났다.

올해 프로 13년 차가 된 오재일은 두산의 주전 1루수이자 5번 타자로 정규시즌에 이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두산의 3연패 도전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사실 오재일은 변화구에 대한 대처능력이 미흡한 편이었다. 이 부담 때문에 타격 포인트 자체가 뒤에서 형성됐고, 특유의 파워와 부드러운 스윙을 살리지 못했다.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리 강한 편은 아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17타수 1안타(타율 0.059)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가을에는 가장 무서운 타자로 진화했다.

낙차 큰 변화구를 한 손을 놓고 기술적으로 받아쳐 팀 승리의 주역이 되는가 하면 KIA의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의 불같은 강속구도 홈런으로 연결했다.

오재일은 그 비결로 기술이 아닌 마인드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변화구에 안 속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좋은 볼이 왔을 때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변화구가 오면 '그냥 속자'는 생각으로 스윙한다. 대신 실투는 놓치지 않으려고 했는데, 올 가을에 이상하게 나에게 실투가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선배 송지만의 조언이 계기가 됐다.

오재일이 지나치게 변화구에 위축된 모습을 보이자 현재 넥센 코치로 있는 송지만은 "네가 변화구에 안 속으면 투수들은 뭐 먹고 사느냐. 투수들이 제대로 던진 변화구에는 네가 스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전에는 첫 타석에 삼진을 먹으면 다신 속지 말아야지 했다. 그런데 그런 조언을 들은 뒤에는 삼진을 당하더라도 이건 투수가 잘 던진 공이라고 생각하고 다음을 준비하다 보니 결과가 괜찮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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