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업계 거물 스티브 윈 막후 역할 커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 외교관들의 대미 접촉 막후 창구 역할을 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세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미·중 외교에서 2선으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중국 공산당 정치국이 백악관 보좌관 면담 등을 통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쿠슈너 부부가 다음 달 초 트럼프 대통령 방중 때 공식 일정의 일부만 참석할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트럼프 대통령 대선 승리 직후인 지난해 12월 미국 방문 당시 만났을 정도로 중국 외교관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하는 주요 통로였다.
또 쿠슈너 선임고문과 그의 부인 이방카 트럼프는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주 휴양지 마라라고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 성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백악관 보좌관들은 쿠슈너 선임고문이 백악관에서 열리는 대중국 정책 결정 회의에 참여는 하겠지만 핵심인물이라기보다 10여 명의 미·중 관계에 관한 정책 결정자 중의 한 명일 뿐이라고 중국 측에 전했다.
백악관의 한 당국자는 "미·중 관계를 결정하는 제1선에는 모두 15명의 당국자가 있다"고 소개하고 "인적 구성이 갖춰지지 않은 취임 초기에는 쿠슈너가 핵심 3인방 중의 한 명이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쿠슈너 선임고문의 역할을 이어받을 인물로 지금까지 비정통적이었던 백악관 권력구조 재편을 추진해온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신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쿠슈너의 영향력이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는 마카오 카지노 거물인 스티브 윈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RNC) 재무위원장이 대중국 외교에서 역할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스티브 윈의 마카오 카지노는 2013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보다 수입이 7배나 많았다가 중국의 부패와의 전쟁 때문에 2015년 순이익이 40% 가까이 감소했으나 RNC 재무위원장을 맡은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포린 폴리시는 '백악관에 직접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스티브 윈과 '마카오 도박 사업을 망하게도 흥하게도 할 수 있는' 중국 정부의 이해관계에 주목하면서 "중국이 마침내 트럼프에 접근하는 암호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이 쿠슈너 선임고문에 대미외교를 의존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그의 외교적 역할 축소는 중국과 백악관 간에 안정적인 소통 채널이 구축됐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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