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카스트로 암살에 10만달러…케네디 암살범, KGB 접촉"

입력 2017-10-27 16:03  

"CIA, 카스트로 암살에 10만달러…케네디 암살범, KGB 접촉"

케네디 암살 관련 기밀문서 공개로 드러난 내용들…미스터리 풀릴까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김아람 기자 = 미국 정부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에 관한 각종 기밀문서 2천800여건을 무더기 공개하면서 암살을 둘러싼 여러 미스터리가 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가기록보관소는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명령에 따라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관련 문서 2천891건을 공개했다.

이는 1992년 제정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기록 수집법'에 의해 규정된 기밀 해제 시한이 이날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민감한 내용이 담긴 문서 수백 건은 시한 막판에 공개가 보류돼 큰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자료가 워낙 방대한 탓에 분석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미 언론 보도 내용 등을 종합하면 그간 여러차례 있었던 미 정부의 각종 기밀해제 문서 등에서 드러난 사실과 비교해 크게 주목할 만한 '결정적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 CIA의 카스트로 암살 계획·암살범, KGB 요원과 통화

미 CNN 방송은 이날 공개된 문서에서 밝혀진 주장이나 사실 가운데 주목할만한 내용을 정리해 소개했다.

1975년 록펠러 위원회 문서에서는 케네디 행정부 초기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암살 계획을 엿볼 수 있다.

록펠러 위원회는 포드 정부 시절 CIA의 활동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위원회로, 위원회를 이끈 넬슨 록펠러 당시 부통령의 이름을 딴 것이다.

문서에 따르면 케네디 전 대통령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은 "CIA가 쿠바에 가서 카스트로를 죽일 총잡이를 고용하기 위해 샘 지앙카나에게 접근할 중개인을 고용했다"고 들었다고 FBI에 밝혔다.

당시 CIA는 총잡이 고용 대가로 지앙카나에게 10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했다고 한다.

지앙카나는 당시 시카고 마피아 대목으로,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이 지앙카나의 지시로 이뤄진 일이라는 음모론도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범인 리 하비 오즈월드가 범행 두달 전 KGB 요원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CIA가 도청한 내용도 추가로 공개됐다.

CIA가 오즈월드로 보이는 남성과 KGB 요원이 통화한 내용을 도청했다는 것은 이전에 공개된 기밀해제 문서에서도 이미 드러난 내용이다.

이번에 추가 공개된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당일 작성된 CIA 메모에 따르면 CIA는 오즈월드가 범행 두달 전 멕시코 주재 구 소련 대사관에 전화한 내용을 도청했다.

당시 오즈월드는 어눌한 러시아어로 KGB 요원인 발레리 블라디미로비치 코스티코프 영사와 대화를 나눴다.

오즈월드는 범행 이틀 뒤인 1963년 11월 24일 호송 도중 나이트클럽 사장 잭 루비가 쏜 총에 맞아 숨졌는데, 오즈월드가 살해되기 직전 FBI가 그에 대한 살해 협박을 알고 있었던 내용도 공개됐다.

J. 에드가 후버 전 FBI 국장이 오즈월드의 사망 경위를 설명하는 문서를 보면 FBI 댈러스 사무소는 오즈월드가 총에 맞아 죽기 전날 '오즈월드 살해 위원회'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차분한 목소리로 오즈월드를 죽이겠다고 했으며, 이에 댈러스 경찰은 보안을 강화했으나 오즈월드는 결국 루비에 의해 살해됐다.

다만 루비는 오즈월드 살해가 자신의 단독 범행이며 FBI 댈러스 사무소에 전화를 걸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후버 국장은 밝혔다.



◇ CIA 공작·KBG 사주·쿠바 개입…50년 이상 이어진 음모론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수사한 '워런위원회'는 1964년 오즈월드의 단독범행이고 배후는 없다고 밝혔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미국인은 많지 않다.

대신 각종 음모론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CIA가 케네디 전 대통령의 CIA 개혁 또는 해체 구상을 막기 위해 그를 제거했다는 설에서부터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 미사일 위기'를 복수하기 위해 암살을 모의했다는 설이 나왔다.

공산주의자였던 오즈월드가 냉전 시기 미국과 경쟁 관계였던 소련의 KGB로부터 사주를 받아 암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케네디 전 대통령의 베트남 철수 계획에 반발한 군산복합체들이 대통령 경호실과 마피아 간의 연줄을 동원했다는 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의 마피아 소탕령을 막기 위해 마피아가 '거사'에 나섰다는 주장까지 고개를 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기밀 공개를 앞두고 "당시 오즈월드가 총탄 세발을 발사하고 케네디 전 대통령과 존 코널리 전 텍사스 주지사를 맞혔는데, 두발은 빗나가고 한발이 동시에 두명을 저격한 것으로 나타나 '마법의 총탄'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 음모론 풀릴까…"진짜 정보는 비밀로 남았다"

이날 공개된 문서 2천891건은 양으로만 보자면 엄청나다. 수천건의 FBI 국장의 몇년 치 메모를 비롯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의 인터뷰, 수천건에 달하는 현장 보고서와 전보 등 방대한 양을 담고 있다.

그러나 케네디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음모론을 잠재우거나 '폭탄급' 폭로를 포함한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자료의 공개 여부는 향후 180일간 추가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2013년 저서 '케네디 반세기:대통령직, 암살, 그리고 지속되는 JFK의 유산'을 발간한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학연구소장은 CNN에 "좋은 정보들은 비밀로 뒀고, 우리가 얻은 것은 수많은 루머와 다듬어지지 않은 기밀정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수많은 조각들을 하나로 모으려면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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