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시의 공원 사용허가 번복으로 개최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제주퀴어문화축제가 법원의 행정처분 집행정지 결정으로 예정대로 28일 신산공원에서 열리게 됐다.
제주지법 행정1부(김진영 부장판사)는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 공동위원장 2인이 제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27일 인용 결정을 내렸다.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지난달 27일 제주시에 10월 28일 제주시 일도2동 신산공원을 퀴어문화축제 장소로 사용하겠다는 사용협조 공문을 접수했고, 다음 날 제주시로부터 사용 승낙 회신을 받았다.
제주시가 공원 사용 승낙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반대하는 이들의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
제주시가 연 민원조정위에서 위원들은 "개별 참가자들의 돌발 행위를 주최 측이 통제하기 어렵고, 성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 등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정서에도 부합되지 않는다"는 다수 의견이 나왔고, 제주시는 다음 날 사용 승낙을 취소했다.
상황이 급변하자 축제조직위는 지난 19일 제주지방법원에 제주시를 상대로 한 공원사용허가 거부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시는 심문 과정에서 "축제조직위의 신산공원 사용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상의 금지행위를 했을 경우 사후적으로 과태료 등을 부과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공원을 이용하는 것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고, 공원사용 승낙 통보 또한 공원 이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제주시의 입장 변화에 따라 "공원사용과 관련된 이 사건 철회통보의 효력 정지 등을 구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부스설치 허가 철회에 관해서는 "집회신고 등을 통해 신산공원 내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가능해 부스설치만 금하는 것은 공익적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유해물건 등이 전시·판매되거나 돌발적인 과다노출 행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우려로 부스를 허용하지 못할 중대한 사정의 변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예정대로 28일 오전 11시부터 신산공원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경찰은 당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관 300여명을 신산공원에 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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