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선 재투표율 34.5%…케냐타 압승해도 정당성 '흔들'

입력 2017-10-2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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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선 재투표율 34.5%…케냐타 압승해도 정당성 '흔들'

야권대표 불출마 속 반쪽 선거…유혈 충돌로 4명 숨지기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지난 26일(현지시간) 다시 치러진 케냐 대선의 잠정 투표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둔다 해도 정당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냐타 대통령의 강력한 라이벌인 야권 후보 라일라 오딩가의 불출마 속에 반쪽 선거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케냐 일간 데일리네이션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290개 선거구 가운데 267개 선거구의 투표율을 잠정 집계한 결과 34.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 유권자 1천960만명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650만명 정도가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이는 케냐 대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린 지난 8월8일 대선 투표율 78.1%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데일리네이션은 "저조한 투표율은 대선 승자의 정당성에 심각한 의문을 던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사실 저조한 투표율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케냐타 대통령의 유일한 경쟁자인 오딩가 야권 연합 대표가 대선을 보이콧하며 투표 거부 운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투표 당일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는 투표소가 폐쇄됐고 수도 빈민가 등지에서는 오딩가 지지 시위대와 무장 경찰 간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최소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선관위는 폭력 사태가 벌어진 4개 지역의 투표를 오는 28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와풀라 체부카티 선관위원장은 "우리는 투표의 권리를 28일 이후로 늦출 수 없다"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케냐타 대통령의 압승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번 대선의 최종 승자는 오는 29일 이후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케냐에서는 지난 8월 치른 대선에서 케냐타 대통령이 당선된 것으로 발표된 선거 결과를 대법원이 무효로 하면서 케냐타 대통령과 2위를 차지했던 오딩가 후보가 다시 대결하라고 판결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당시 표결에서 54.27%의 득표율로, 44.74%에 그친 오딩가 후보를 따돌렸다.

이 판결 직후 케냐타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그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오딩가 후보는 선관위 위원 중 일부를 교체하고 몇 가지 조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다시 치러지는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케냐에서는 지난 8월 대선 이후 부정 선거 공방 속에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등으로 약 43명이 숨졌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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