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스웨덴 국회의원 가운데 20명 이상이 정치하면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스웨덴 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일간지 '익스프레센(Expressen)'이 스웨덴의 국회의원 349명 가운데 347명을 대상으로 서면 조사한 결과 응답한 101명 의원 가운데 23명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거나 정치활동과 관련해서 성희롱이나 성적(性的)으로 공격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23명 의원은 남자 의원과 여자 의원이 망라돼 있지만, 여성 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응답자 가운데 5명은 동료의원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스웨덴 중앙당의 안니 뢰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무례한 성적인 의미를 담은 온라인 증오 메시지는 물론이고 나도 정치활동을 하면서 불손한 손이 내 몸에 닿는 일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좌파당의 린다 스네커 의원도 "정치인으로서나 국회의원으로서 일을 시작하면서 수년 동안 성적으로 희롱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아왔다"면서 "한 번은 그런 사례가 기소됐고, 나에겐 큰 승리였다"고 말했다.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교장관은 지난주에 성희롱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 차원에서 더 많은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발스트롬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이 자신이 당한 성희롱이나 성학대를 폭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을 전개하는 데 대해 "전세계에 용감한 여성들과 소녀들이 나서고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정치인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한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에서도 수백 명의 여성들이 '미투 캠페인'에 동참, 자신들이 당한 사례를 공유하며 성희롱 해결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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