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정 "보여줄 것 많아…오늘은 10점 만점에 4점"

한성정 "보여줄 것 많아…오늘은 10점 만점에 4점"

V리그 데뷔전에서 풀 세트 소화하며 8득점

"브람 서브는 정말 놀라워…생애 처음 보는 강서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저, 지금도 긴장하고 있어요."

V리그 데뷔전을 막 치르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한성정(21·우리카드)은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하지만 코트 위에서 한성정은 팀이 원하는 '신인의 패기'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기량'을 모두 선보였다.

한성정은 27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OK저축은행과 홈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홍익대 소속으로 전국체전을 치르느라 26일에야 팀에 합류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이날 한성정은 레프트로 선발 출전해 풀세트(5세트)를 모두 소화했고, 8득점 했다. 공격 성공률은 50%였고, 안정적인 리시브도 선보였다.

개막 후 3연패 늪에 빠졌던 우리카드는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2로 누르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변화가 필요하다"며 한성정을 '반등 카드'로 내세운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경기 뒤 "한성정이 첫 경기에서 정말 잘 버텼다"고 칭찬했다.

첫 득점도 무척 빨리,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나왔다.

한성정은 1세트 0-1에서 중앙 후위 공격에 성공했다. 한성정의 V리그 첫 득점이었다.

그는 "유광우 선배가 공을 올려주실 때 '꼭 점수를 내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자신 있었다"고 떠올렸다.

당황한 순간도 있다. OK저축은행 외국인 선수 브람 반 덴 드라이스(등록명 브람)는 2세트에 한성정을 겨냥해 서브를 넣었다.

2세트에서 브람은 서브로 6득점 했다.

한성정은 "배구하면서 그렇게 강한 서브는 처음 봤다. 솔직히 당황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실수하며 배웠다. 3∼5세트에서도 브람은 한성정을 겨냥해 서브를 넣었지만, 한성정은 잘 버텨냈다. 브람의 서브 득점은 6개에서 그쳤다.

한성정은 "2세트 서브 리시브 실수가 많아서 3세트부터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감독과 코치, 선배들은 한성정에게 가벼운 농담과 진지한 조언을 던지며 긴장감을 풀어주려고 했다.

김상우 감독은 한성정에게 "결과를 신경 쓰지 말고, 생기 있게 경기하라"고 했다. 다른 선배들은 "안정제라도 챙겨 먹어라"라고 농담을 했다.

2015-2016 신인왕 출신인 나경복은 "나도 OK저축은행과 데뷔전을 치렀는데, 그때 우리 팀이 이겼다. 네가 데뷔전을 치르니 오늘도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한성정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관중석에 아버지 한은범 씨가 있었다.

한은범 씨는 신체장애 3급으로 몸이 불편하지만, 배구 선수 아들을 위해 헌신했다.

2017-2018 남자부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하며 아버지의 정성에 보답한 한성정은 데뷔전에서도 효도했다.






그는 "아버지가 경기를 보러 오셨다. 좋은 활약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한성정은 더 성장할 선수다. 그는 "오늘 나에게 10점 만점에 4점을 주겠다"며 "아직 보여드릴 게 많다. 다음 경기에서는 코트 위에서 더 적극적으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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