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금' 마누카꿀 상표 놓고 뉴질랜드-호주 충돌

입력 2017-10-2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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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 금' 마누카꿀 상표 놓고 뉴질랜드-호주 충돌

뉴질랜드 상표 등록 추진에 호주 총력 저지 태세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액체 금'(liquid gold)으로 불리는 마누카 꿀(Manuka Honey)을 놓고 뉴질랜드와 호주 생산업자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뉴질랜드 측이 독점적인 상표등록을 추진하자 호주 측에서 자신들도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같은 상표를 쓸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28일 호주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호주마누카꿀협회(AMHA)가 부랴부랴 출범했다.

뉴질랜드 생산업자들이 호주와 중국을 포함해 5개 나라에서 '마누카 꿀' 상표등록을 신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따른 움직임이다.

여기에는 호주 최대 생산업체인 카필라노를 포함해 꿀벌연구센터, 호주꿀벌산업협회, 관련 연구자 및 산업 관계자들이 총망라됐다.

AMHA 측은 호주와 뉴질랜드 두 나라 모두에서 자라는 마누카 나무에서 꿀이 나오는 만큼 뉴질랜드가 독점적 권리를 누리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폴 캘런더 AMHA회장은 뉴질랜드를 향해 "마누카 꿀을 생산하는 다른 나라들이 세계 시장에 접근하려는 것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마누카 꿀 생산자들은 전 세계적인 수요 급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마누카꿀은 단시간에 가장 유명한 수출 식품 중 하나가 됐으며, 2012년 이후 시장이 3배로 커졌다. 가격이 치솟는 벌통의 도난 사건마저 잇따르고 있다.

뉴질랜드의 연간 마누카 꿀 수출액은 현재 호주의 약 10배다.

약 2년 전부터 상표등록을 추진해온 뉴질랜드 마누카꿀 협회인 UMH는 호주와의 불화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외국 업자들이 모방 제품을 내놓아 돈을 벌어들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들도 자기들만의 이름을 차별화해 보호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누카 꿀 연구자인 호주 선샤인코스트 대학의 피터 브룩스 박사는 뉴질랜드 생산업자들이 활발한 활동을 통해 마누카 꿀을 널리 알린 만큼 그들로서는 호주가 무임승차하려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브룩스 박사는 그러면서도 "우리 역시 같은 생산제품을 만드는 만큼 같은 이름을 쓸 수 없게 하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들 꿀의 화학적 성분도 거의 차이가 없으며, 같은 꿀"이라고 반박했다.

브룩스 박사는 또 호주 원주민들도 뉴질랜드 원주민들처럼 마누카란 이름을 쓰고 있었으며, 호주에서도 이미 150년 전에 같은 이름이 신문기사에 나왔다고 주장했다.

호주 측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 합작사업을 하거나 전략적인 투자 등을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뉴질랜드는 협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상표등록을 통해 시장을 보호하고 더 성장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기존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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