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전 결승골로 시즌 첫 골…30일 대표팀 소집명단 포함될 듯
7월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 무산 딛고 신태용호 중원서 역할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서울의 전천후 미드필더 이명주(27)가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즌 첫 골을 신고하며 태극마크를 사실상 예약했다.
이명주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33분 감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올 시즌 개인 마수걸이 골이자 팀의 3-0 승리를 견인하는 결승 골을 뽑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다음 달 콜롬비아(10일), 세르비아(14일)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막판 K리거 점검에 나선 신태용 감독이 찾아 3층 귀빈석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오는 30일 대표팀 소집명단 23명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옥석 가리기'를 하는 신 감독이 눈여겨볼 선수에는 서울의 이명주가 포함돼 있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명주는 부상 복귀 후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과 빼어난 공수 조율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명주의 활약이 빛난 건 팽팽한 0-0 균형이 이어지던 전반 33분.
울산 진영 깊숙이 들어간 이명주는 상대 수비수 김치곤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김치곤이 걷어내려고 길게 찬 공이 이명주의 발에 걸렸고, 이명주는 오른쪽 아크 외곽에서 골문을 향해 오른발로 강하게 감아 찼다.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린 공은 그대로 오른쪽 골문 상단을 꿰뚫었다.
울산의 골키퍼 김용대가 몸을 날렸지만 제대로 회전이 먹은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난 6월 19일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서울에 합류한 이명주의 마수걸이 골.
아랍에미리트(UAE) 리그 알 아인과 계약이 종료된 이명주는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軍) 팀인 상주 상무나 경찰 팀인 아산 무궁화 입단 전에 6개월 정도 뛸 국내 K리그 클래식 팀을 물색하다가 포항 시절 사령탑으로 모셨던 황선홍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명주는 여러 팀의 영입 요청을 받았지만 결국 황 감독 요청에 따라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부진에 빠졌던 서울의 '천군만마' 기대를 모았던 이명주는 그러나 7월 9일 광주전에서 상대 선수의 태클에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쳐 3개월여의 긴 재활에 들어가야 했다.
6월 중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경질 후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신태용 감독에게도 이명주의 부상은 악재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질 것으로 믿었던 이명주를 국가대표로 차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명주는 지난달 초순 2개월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꾸준히 출전 시간을 늘리며 부상 이전의 컨디션을 회복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아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이명주의 풀타임 활약을 지켜본 신 감독으로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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